그 순간, 염경엽에게 가장 먼저 달려간 김태형... 승부 앞선 진한 '동료애' [★인천]

인천=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06.26 10:54 / 조회 : 9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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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송되고 있는 SK 염경엽 감독을 지켜보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가운데 검은 유니폼 88번). /사진=김동영 기자

적으로 만나지만, 큰 틀에서는 같은 길을 걷는 동료다. 김태형(53) 두산 베어스 감독이 염경엽(52) SK 와이번스 감독에 대해 진한 동료애를 보였다.

두산과 SK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더블헤더를 치렀다. 결과는 1승 1패. 두산이 먼저 1승을 따냈고, 2차전은 SK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와 별개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1차전 2회초가 끝날 즈음 염경엽 감독이 갑자기 더그아웃에서 쓰러진 것이다. 염 감독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검사를 받았다.

SK 관계자는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병원 요청으로 입원 후 추가 검사도 받는다. 박경완 수석코치가 경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회초 두산이 3점을 내면서 3-3에서 6-3이 됐고, 2사 1, 2루에서 오재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 때 SK 쪽에서 빨리 구급차가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양 팀 선수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그 순간 SK 더그아웃에서 이상이 생기고 염경엽 감독이 쓰러진 것을 반대편에서 발견한 이가 있었다. 김태형 감독이다. 바로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1루 SK 더그아웃 쪽으로 달려갔고, 안으로 들어가 쓰러진 염 감독의 상태를 직접 봤다. 이후 한 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의료진이 체크하는 것을 계속 봤다. 줄곧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김태형 감독과 염경엽 감독은 한 살 차이로 서로 절친하다. 팀은 달랐지만, 프로에서 선수로도 같이 뛰었고 현장에서 계속 마주하고 있다. 최근 이흥련-김경호와 이승진-권기영의 트레이드도 양 감독의 친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라운드에서야 싸워야 하지만, 감독으로서 서로 고충을 잘 알고 있는 사이. 승부는 승부이고, 동료는 동료이다. 동료가 쓰러졌고, 가장 먼저 달려갔다. 김태형 감독이 진한 동료애를 온몸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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