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LG전 뒤 인터뷰하는 박병호. /사진=신화섭기자 |
박병호는 23일 잠실 LG전에서 모처럼 '박병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2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쳤다. 올 시즌 두 번째 멀티 홈런 경기였고, 역대 23번째 8시즌 연속 10홈런 기록도 덤으로 챙겼다. 팀은 8-3으로 이겨 6연승을 달렸다.
경기 뒤 만난 박병호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지난 주만 해도 타격 부진으로 휴식을 해야 했던 그였다. 17일부터 19일까지 3경기를 쉬었다.
휴식은 효과가 있었다. 박병호는 "그동안 스트레스가 참 많았다. 3일간 쉬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여유와 타이밍을 되찾은 느낌"이라며 "그동안 어떻게 야구를 했는지 생각하면서 좀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타격에 임하는 자세가 좀 달라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날 2홈런보다 더 기쁜 건 타구의 방향이었다. 3회 김윤식, 6회 최동환에게 뽑아낸 홈런 모두 다이아몬드를 반으로 쪼개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도 나란히 130m, 대형이었다. 올 시즌 박병호의 홈런 중 중월은 이번이 4개째다. 그러나 하루에 두 번이나 가운데로 넘어간 것은 처음이다.
박병호는 "홈런 타구가 중앙으로 갔다는 건 좋은 징조다. 신기하기도 하다"며 "오늘 홈런으로 좀더 자신감과 여유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흡족해 했다.
2020시즌 박병호 홈런 일지. /자료=KBO |
구단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러셀을 미국에서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마이너(리거)라서..."라고 농담 섞어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이끌었다.
아직 시즌 타율은 0.228(136타수 31안타). 그러나 지난 20일 복귀 후 3경기에서 3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부문 공동 5위로 뛰어 올랐다. 선두 로하스(KT·14개)와는 4개 차, 국내 선수들 중에선 나성범(NC·12개)에 이어 강백호(KT)와 함께 공동 2위다. 아무리 부진하다 해도 박병호는 역시 박병호다.
박병호가 23일 LG전 3회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