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한 판 제대로~"..'소리꾼', 명창 이봉근→김동완이 전하는 우리의 가락 [종합]

건대입구=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6.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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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 박철민(왼쪽부터) /사진=이동훈 기자


영화 '소리꾼'의 진정한 주인공은 우리 가락으로 빚어낸 우리의 소리다. 이 소리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국악 명창 이봉근이 들려준다. 여기에 이유리, 김하연, 박철민, 김동완 등이 가세해 우리의 소리를 관객석으로 전달한다.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조정래 감독, 국악인 이봉근,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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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 /사진=이동훈 기자


영화 '소리꾼'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천민인 소리꾼들의 한과 해학의 정서를 조선팔도의 풍광 명미와 민속악의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내는 음악영화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1992년 학교에 입학해 영화를 전공했다. 입학 후 방황하던 중 임권택 감독님의 '서편제'를 1993년에 보게 됐다. 이걸 보고 인생이 바뀌었다. 영화도 해야되겠고, 우리 소리도 배워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때가 1993년도였으니 정말 오래된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인 것 같다. 대학교 3학년인 1998년에 썼던 단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이 영화를 드디어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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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근 /사진=이동훈 기자


'소리꾼'에서는 이봉근이라는 배우를 만날 수 있다. '불후의 명곡'을 통해 우리의 소리를 전한 바 있던 이봉근이 '소리꾼'을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했다. 이봉근은 극중 학규 역을 맡았다. 학규는 민심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인물이다. 사실 학규는 소리꾼이 아니어도 배우의 연기력으로도 충분히 소리와 버무릴 수 있다. 조정래 감독은 이봉근을 선택했다. 그에게도 도전이었을 것이다.

조정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반드시 소리꾼이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고맙고 존경하는 선배님들께서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낸 게 사실이다. 소리를 연기하면 기라성 같은 배우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득하셨다. 충분히 이해되고 맞는 것 같지만, 이 영화에서는 소리 자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을 봤을 때 훌륭한 분들이 많으셨다. 그 중 이봉근씨가 오디션을 잘 보기도 했지만 많이 떨었다. 그게 보기가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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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 /사진=이동훈 기자


이봉근은 시사회를 통해 '소리꾼'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고 밝혔다. 그는 "판소리를 전공하는 소리꾼의 입장으로 봤을 때 정말 우리 판소리의 맛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나라는 즐거움이 있었다. 배우 이봉근으로서는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의 고생과 땀이 들어가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재밌게 관람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항상 무대 위에서 하는 공연을 많이 했다. 선생님의 선생님, 선생님의 선생님들 등 윗대분들께서 진짜 판소리를 했을 때 현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지레 짐작으로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는데 '소리꾼'을 촬영하면서 이를 몸소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 이봉근은 "'소리꾼'을 통해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구나', '우리 생활 속에 정말 깊이 들어와있구나'라는 것을 체득했다. 또 마지막 장면 속 소리를 할 때는 정말 그 시절의 그 사람으로 돌아간 것 같다. 그렇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장의 모든 선배님들, 스태프분들이 이끌어주고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 저는 정말 재밌게 소리 한 판을 제대로 했다라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임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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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사진=이동훈 기자


이유리는 '소리꾼'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보시는 분들마다 관점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결말을 알고서 찍었다. 슬퍼하면서 촬영을 했는데 보고 나서도 우리 민족이 이렇게 살았구나라든지 서민들이 소소한 행복조차 누리지 못했던 게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유리는 '소리꾼'을 통해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저를 '소리꾼'에 캐스팅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관점으로는 저의 가능성을 봐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촬영 내내 행복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동완은 "저 역시 이날 영화를 처음봤다. 몇 번 볼 기회가 있었음에도 꾹꾹 참아왔는데 잘한 것 같다. 특별히 봉근씨의 모든 인생이 담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영화가 불록버스터 영화였다는 것을 알았다. 저 역시 '연가시' 이후 처음으로 블록버스터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다. 국악, 음악 영화라서 작은 기대를 하고 오실 수도 있겠지만, 건방지게 큰 기대를 가지고 오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가슴 속 깊이 부풀어 오른다. 이 영화에 들어와있다는 게 행복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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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민 /사진=이동훈 기자


김동완은 "저는 사극 영화가 하고 싶었고 간절했다. 돌이라도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됐었다. 걱정보다는 빨리 촬영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과물을 봤더니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었는데 저의 불만족 따위는 하나도 거슬리지 않았다. 봉근이의 인생이 담겨 있게끔 조정래 감독님이 절묘하게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이 영화에 들어와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강조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박철민은 "'소리꾼' 마지막 장면에서 제가 (이)봉근이에 맞춰 장단을 치면서 주체 못하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보조 출연자, 스태프, 스틸 기사들 등 다 함께 울면서 봉근이 마지막 소리를 들었다. 관객분들이 영화관에서 이걸 보고 지금과 같은 감동을 받을 수 있길 기도했었다. 촬영 과정이 힘들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우리의 도전이 뻔한 이야기로만 생각했지만, 수백년동안 오래 사랑을 받아온 이유가 있다는 걸 생각했다. 박물관에 있는 것 같은 노래와 소리가 '소리꾼'을 통해 우리 곁에서 살아움직이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노래고 소리였으면 하는 걸 느껴서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소리꾼'은 오는 7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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