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투수가 15실점, 15볼넷+실책 남발' 美팬들에 부끄러웠던 한국야구 현실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6.20 06:02 / 조회 :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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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잠실 두산-LG전. 2회초 13:1 상황에서 LG 선수들과 코치진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대표 두 투수가 모두 무너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투수 차우찬(33), 그리고 우완 투수 이영하(23)가 도합 15실점을 기록했다. 하필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경기서 두 투수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양 팀에서 총 15개의 볼넷이 쏟아졌으며, 실책도 3개나 나왔다. 비주전급 선수들이 주로 뛰었던 경기 후반에는 미국 팬들이 보기에 부끄러웠던 이른바 '저질 야구'가 연출됐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서울 라이벌전. 경기 전 류중일(57) LG 감독은 "올 시즌 순위가 더 위로 올라가려면 꼭 두산을 넘어야 한다"면서 전의를 가다듬었다. 이런 류 감독의 발언을 전해 들은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뭐 알아서 하는 거죠. 넘겠다는데 못 넘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라면서 특유의 농담을 던졌다.

리그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2위 LG와 3위 두산. 서울 라이벌전답게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LG 선발 차우찬은 2회를 채우지도 못한 채 1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8실점(8자책)으로 난타를 당한 뒤 강판됐다. 투구 수는 54개에 불과했다.

이어 나온 김대유(29)마저 1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2회초를 마친 순간, 전광판에는 13-1이라는 점수가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두산 선발 이영하가 큰 점수 차를 등에 업고도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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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5실점 후 차우찬(가운데)이 최일언 투수코치(왼쪽) 및 포수 유강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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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무사 1,2루 위기서 이영하(왼쪽)와 김태형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결국 이영하 역시 3⅔이닝(91구) 9피안타 1볼넷 4탈삼진 7실점(7자책)으로 호되게 얻어맞은 뒤 마운드를 최원준(26)에게 넘겼다. 두산 타선이 15점이나 지원해줬지만 이영하는 조기 강판되며 승리 투수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다. 문제는 이영하의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올 시즌 그는 8경기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 중이다. 43⅓이닝 동안 볼넷이 24개, 피안타율은 무려 0.320에 달한다.

양 팀 선발들의 부진과 함께 경기 후반엔 비주전급 선수가 대거 출전하면서 미숙한 플레이도 나왔다. 앞서 3회에는 정근우(38)가 최주환(32)의 평범한 2루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7회에는 LG 김호은(28)의 뜬공을 두산 우익수 국해성(31)이 잡지 못했으며, 8회에는 LG 홍창기(27)가 오재원(35)의 먹힌 타구를 처리 못 하고 놓쳤다.(공식기록은 좌전 안타) 이어 정상호(38)의 3루 땅볼 타구를 처리하려다 LG 손호영(26)이 포구 실책을 기록했다. 실책뿐만 아니라 볼넷도 넘쳤다. LG는 9개, 두산은 6개의 볼넷을 각각 기록했다. '저질야구'의 지표로 꼽히는 실책과 볼넷의 남발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부상자 속출에 대해 "다른 팀들 역시 부상으로 고민이 많다"면서 "이때 젊은 선수들이 자리 잡으려 열심히 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백업 선수들은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주전들보다 긴장하는 부분이 있다. 경기를 소화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좋아지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우려는 결국 이날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되고 말았다. 한국 야구의 슬픈 현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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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국해성(위)과 LG 정근우의 실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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