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쌍갑포차'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드라마!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6.19 16:17 / 조회 :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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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갑질이 횡포하는 시대. 백화점 손님이 직원에게 함부로 하고,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에게 막말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쏟아지고 있다. 대체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누구보다 더 귀하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모두 각자 소중한 인격체를 가지고 있는데, 돈이 더 많다고 누군가를 하대한다는 것, 참 서글픈 일이다. 그래서 갑질 한 번 잘못 부렸다가 얼굴 제대로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분노하는 게 아닐까, 싶다. 갑질에 분노하는 세상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을, 병, 정의 입장을 꾸역꾸역 버티며 고단한 삶을 살아내고 있어서가 아닐까?


그럴 때, 맺힌 속을 털어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이런 이유 때문에 JTBC의 '쌍갑포차'가 더욱 반갑다는 것이다. 유명한 웹툰이 원작인 '쌍갑포차'는 너나 나나 모두 갑, 그래서 쌍갑이라는 의미의 포장마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평생 을이나 병, 심지어 정으로 살면서 갑에게 큰 소리 한 번 못 내보고 갑질에 당하는 사람들이 속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쌍갑포차'라는 것이다. 포차 주인인 월주 역에 황정음, 포차 관리자인 귀반장 역에 최원영, 알바생 한강배 역에 육성재가 맡았다.

이 세 사람이 '쌍갑포차'에서 하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 우선 이곳은 이승도 저승도 아닌 꿈속 세상, 대략적으로 '그승' 정도로 부를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이승에 존재하는 쌍갑포차는 삶이 고달픈 손님들의 사연을 듣고 그 한풀이를 해주는 곳, 일종의 카운슬러 역할을 하는 장소이다. 월주인 황정음과 포차 관리자인 귀반장 최원영, 이 두 사람은 이미 죽은 몸으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라는 저세상의 명을 받았다. 하지만 알바생 육성재는 이세상 사람인데 쌍갑포차에 특별(?) 취직이 되었다. 이유인 즉 육성재의 특별한 재주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그에게 살짝 닿기만 해도 사람들이 줄줄이 속사정을 털어놓는다는 것! 그러니 한을 풀어줘야 하는 쌍갑포차에서 그의 재주는 너무도 유용하지 않겠는가!

이들 세 사람이 뭉친 후 쌍갑포차엔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손님들이 찾아온다. 질투 때문에 다른 사람을 죽게 만든 후 그 사람의 아이를 키우는 여자, 직장에서 위력에 의한 성추행으로 시달리지만 잘릴까 무서워 입도 뻥긋 못하는 여자, 사랑하는 아내를 갑작스런 사고로 하루아침에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남자,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해 괴로워하는 부부 등 수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한풀이를 한다. 이들의 사연을 듣고 있노라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는 부분들이 많다. 물론 100% 똑같은 사연은 아닐지라도 억울함, 미안함, 고단함 등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감정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쌍갑포차'를 보고 있노라면 코믹한데 가슴이 찡하고 울컥하니 말이다. 시트콤의 여왕이란 과거 애칭처럼 여전히 사랑스러운 코믹녀 황정음, 변신술 재주를 지닌 최원영, 어설프고 순진한 육성재, 이들 세 사람의 하모니는 촤충우돌 코믹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닌 따뜻한 마음 덕분에 포차의 한풀이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를 준다. 그러다보니 분명 웃음으로 시작한 드라마인데, 마지막 엔딩을 향해 갈 때면 어느 새 진한 감동으로 변해있다.

누군가에겐 위로를, 또 다른 누군가에겐 깨우침을 주며 인간사 모든 것들을 다루고 이야기하는 이 곳, 쌍갑포차! 그래서 매주 빠져드는 게 아닐까.

▫ '쌍갑포차' 보고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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