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 엄청났죠" 공포의 검빨 유니폼 부활, 왕조 시절 회상한 이강철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6.20 13:42 / 조회 : 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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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
KIA 타이거즈가 타이거즈 왕조 시절을 소환한다. 19일과 20일 '검빨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타이거즈 하면 이강철(54) KT 위즈 감독이 빠질 수 없다. 그때 그 시절을 되돌아봤다.

KIA는 오는 20~21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삼성전에 '올드 유니폼 데이'를 개최한다. 선수들은 검빨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검빨 유니폼은 당시 해태(현 KIA)가 2000년대 초반까지 입었던 원정 유니폼(빨간 상의, 검정 하의)이다. 타이거즈 왕조의 상징으로 불린다. 이 유니폼을 입고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강 팀으로 군림했다. 구단이 출범한 이후 KIA에 야구단을 매각하던 2001년까지 19년 동안 9차례 한국 시리즈 우승을 따냈다. 선동열(57) 조계현(56) 이강철 이대진(46) 등이 탄탄한 마운드를 꾸렸고, 김성한(62), 이종범(50) 등 굵직굵직한 야수들이 있었다. 그야말로 20세기 최강팀이었다.

이강철 감독 역시 그 일원이었다.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에서 세운 그의 업적은 가히 대단하다. 1989년, 91년, 93년, 96년, 97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199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3차전 완봉승, 5차전 세이브, 6차전 선발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 0.56으로 우승을 이끌며 MVP까지 수상했다. 1989년부터 10년 연속 10승 고지에 올랐는데, 이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KBO리그 불멸의 대기록이다. 통산 16시즌 602경기 152승 112패 53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고 2005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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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빨 유니폼을 입은 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KIA가 '검빨 유니폼'을 입는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정말 강했던 팀이다. 당시 주위 사람들에게 '빨간색만 보면 짜증난다, 지겹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물론 농담 반 진담 반일 것이다. 보기 싫을 정도라고 했었다"고 웃었다.

검빨 유니폼을 입었던 당시의 자부심도 컸다. 이 감독은 "그 팀(해태)의 일원이었다는 자체로 좋다. 또 그 팀에서 주축으로 역할도 했다"며 "정말 승부욕이 엄청났던 팀이다. 특히 큰 경기에서의 집중력이 좋았다. 한국시리즈 가니깐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다들 경기에 못 나가서 안달이었을 정도다"고 회상했다.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패션디자이너들이 예쁜 유니폼 순위를 정했는데, 검빨 유니폼이 꼴등이었다고. 이 감독은 "아마 OB 베어스 유니폼이 1등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꼴등이었다. 그래도 야구를 잘하니깐 주위에서 제일 멋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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