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벽' 만난 소형준, 류현진 이후 '최고 신인' 증명할 시험대 [★취재석]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6.17 05:09 / 조회 :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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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 /사진=kt wiz
류현진(33·토론토) 이후 KBO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평가 받는 KT 위즈 소형준(19)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순항하던 소형준은 개막 2개월째에 접어들며 '프로의 벽'을 드디어 마주했다. 난관을 뚫고 특급 유망주의 자질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해낸다면 소형준은 그 자체로 한 단계 성장이다.

소형준은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했다. 5월 8일 두산전에 데뷔해 5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28일 KIA전에는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판정승을 거뒀다. 6월 3일 두산전에선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일찌감치 신인왕 독주 채비를 갖춘 것으로 보였다.

이후 2연패다. 실점도 제법 많다. 14일 삼성전에는 4⅔이닝 7실점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시즌 성적 4승 3패로 승률은 준수하나 평균자책점은 6.34다. 꽤 높다.

이강철 KT 감독은 믿고 지켜볼 뿐이다. 이 감독은 "아직 확실한 결정구가 없어 그렇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이래라 저래라 끼어들지 않았다. 이 감독은 "본인이 가장 잘 느끼고 있을 것"이라 짚었다. 이어 "맞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디를 가다듬어야 할지 자기가 느끼면 더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아직 어리다. 이런 식으로 가면서 적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감독은 시즌에 돌입하기 전 소형준을 두고 "강하게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정신력 측면에서 말이다. 체력적으로는 소형준을 세심하게 관리 중이다. 이 감독은 소형준에 대해 "한 경기에 투구수는 90개 내외, 한 시즌 이닝은 최대 125이닝에서 끊을 것"이라 공언했다.

소형준은 마운드에서 투지가 넘치며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싸울 수 있는 기질을 타고 났다. 때문에 이 감독은 소형준이 스스로 돌파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소형준의 평균자책점이 높은 이유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웬만해선 소형준을 5회 이전에 바꾸지 않았다. 대량 실점을 하더라도 투구수에 여유가 있다면 그대로 지켜봤다. 선발 수업의 일부인 셈이다.

시즌 내내 최고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슬럼프를 빨리 탈출할수록 정상급 선수라 말한다. 그들은 숱한 경험과 연구, 훈련으로 체득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신인이라면 이런 노하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다. 첫 번째 암초를 슬기롭게 헤쳐야 대성할 수 있다. 데뷔 첫 해부터 프로 무대를 쥐락펴락했던 류현진이나 이정후(키움), 강백호(KT) 등은 과연 슬럼프가 있었는지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허들을 통과했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가 소형준에게 나갈 때마다 승리투수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처음에는 투구 내용도 좋았지만 승운도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다. 옆에서 다그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투수코치와 상의해 잘 이겨낼 것이다. 나까지 끼어들고 싶지는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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