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박진영 "재현이 모습에서 내가 바라는 이상 찾았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6.17 07:00 / 조회 :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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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갓세븐(GOT7)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룹 갓세븐(GOT7)의 박진영(25)이 배우로서 이번엔 '선배美'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박진영 특유의 진중한 분위기는 과거 우리가 한 번쯤 동경했던, 혹은 사랑했던 선배의 아우라와 닮아있었다. 그가 tvN 토일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에서 전소니와 펼친 풋풋한 첫사랑의 장면들도 시청자들의 아련한 감성을 자극했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두 사람 한재현(유지태, 박진영 분)과 윤지수(이보영, 전소니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14일 종영했다.

박진영은 극중 과거 재현 역을 맡았다. 과거 재현은 연희대학교 수석입학 법학과 91학번으로, 동아리 '철학연대', '영화혁명' 회장이자 총학생회 사회부장, 학생운동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시위 당시 우연히 만난 후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지수와 첫사랑에 빠졌다. 마지막회에서는 한재현과 윤지수가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오랜 사랑을 약속하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박진영은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2'부터 '남자가 사랑할 때', '드림나이트', '사랑하는 은동아', '푸른 바다의 전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영화 '눈발', '프린세스 아야'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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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갓세븐(GOT7)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화양연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품의 제목과 대본에 많이 끌렸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는데, 사실 앨범 준비와 시기가 겹쳐서 스케줄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을 봤다.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뽑아 주셨고 다행히 일정 조정도 잘 돼서 작품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선배미' 캐릭터로 사랑 받았다. '재현 선배'를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 준비를 어떻게 했을까?

▶상대적으로 다른 배우들이 굉장히 동안이었다.(웃음) 동안 사이에 있다 보니 내가 자연스럽게 어른 같아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선배는 들어주는 사람이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게 선배다. 그래서 영우랑 술을 마실 때도 영우의 얘기를 다 들어주고 가끔 질문을 하나씩 던진다. 지수가 아빠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할 때도 그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바다에 가고 싶다고 하면 한마디로 "가자"라고 하는. 앞에서는 경청하고 뒤에서는 먼저 나서서 해결해 주는 모습에서 선배미가 느껴진 게 아닐까. 이 역시 다 대본에 적힌 느낌대로 연기했을 뿐이다.(웃음)

과거 재현 역을 통해 90년대 학생운동, 농활 등을 간접경험했다. 당시의 시대와 대학생들을 어떻게 이해하게 됐나?

▶학생 운동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고, 감독님과 작가님을 따로 만나서 많은 대화를 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면서 시대적 상황을 상상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촬영장에 가면 세트와 소품 등이 너무 90년대 같이 꾸며져 있어서 '내가 지금 90년대에 와 있구나'라고 생각하게끔 해줬다. 덕분에 현장에서 몰입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선배님들의 인터뷰를 보며 든 생각인데, 90년대나 지금이나 모두 다 똑같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판타지 장르 안에서도 사람이 사는 거니까.그런 접근으로 90년대를 바라본 것 같다. 조금 부끄러운 지점이긴 한데 솔직히 얘기하자면 '내가 저 시대를 살았으면 과연 재현이처럼 모든 걸 불태울 수 있었을까'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시대상이 이해되고, 당시 학생들이 느꼈을 불평등과 부조리함을 나도 느끼고 화가 났지만 과연 재현이처럼 앞장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게 재현이를 연기하면서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던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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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갓세븐(GOT7)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유지태의 대학생 시절을 연기한다는 걸 알았을 때 부담되진 않았나?

▶엄청 부담이었다.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을 가진 선배님인데, 그분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는 건 바통을 주고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잘못하면 캐릭터의 서사가 붕괴될 수 있어서, 그런 지점이 어렵게 다가왔다. 피지컬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드라마적 허용이라 생각하고 작품에 들어갔다.(웃음)

유지태와 자신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 것 같나?

▶싱크로율은 60% 정도 되는 것 같다. 말투나 지수를 대할 때 굉장히 따뜻한 느낌이 난다는 점은 많이 비슷했다. 그리고 지수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런 점이 더 많이 부각됐다. 선배님의 동굴 목소리는 따라하기 어려웠다. 연기를 하고 나면 항상 목이 힘들었다. 중저음 보이스를 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감독님은 한재현은 분명 똑같은 한 사람이지만 또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의 질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는 과거대로 표현하고, 현재는 현재대로 표현하되 그 사이에서 공통점을 맞춰가려 했다.

전소니와 첫사랑 연기로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전소니 배우님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겪어보니 굉장히 물 같은 사람이더라. 내가 기계적으로 뭔가를 할 때도 거기에 다 맞춰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덕분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다. 나는 작은 것까지 다 준비해서 현장에 가는 사람이라, 이게 표현적 한계가 있기도 하다. 전소니 배우님은 표현적 한계가 없이, 현장에서 흐름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는 스타일 같았다. 그런 점을 참 많이 배웠다.

전소니 배우와의 촬영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과거의 재현과 지수가 바닷가에 놀러간 장면이 있었다. 서로 장난 치면서 물에 빠지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 멀리서 풀샷으로 찍어서 아마 시청자 분들은 잘 못 보셨을텐데, 아직 추울 때 찍어서 벌벌 떨면서 촬영했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배경 음악이 입혀져서 우리의 오디오가 안 들렸겠지만 그날 현장에서는 "엄청 춥다!"라고 소리치면서 찍었다. 겨울 바다의 온도는 얼음장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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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갓세븐(GOT7)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전소니와 비오는 밤 전화부스 키스 장면을 선보였다. 비하인드가 있다면?

▶전화 부스 키스 신은 큰 NG 없이 갔다. 찍기 전에 어떻게 해야 아름답게 비춰질까에 대한 의논을 엄청 했다. 손의 위치뿐 아니라 손을 어떻게 올릴지도 사전에 다 결정했다. 또 밖에는 비가 오는데 좁은 공간에 갇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숨막히는 긴장감 같은 걸 어떻게 표현할지 얘기를 많이 한 뒤에 촬영을 시작했다.

갓세븐 멤버들이 '화양연화'를 본 후 어떤 반응을 보였나?

▶유겸이랑 집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방송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다들 재밌고 좋다고 얘기해줬다. 솔직히 스스로 알아서 잘 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굳이 서로 디테일한 피드백을 주거나 하지 않는다. 그냥 툭 지나가는 느낌으로 "잘 봤어"라고 말하는 정도? 뱀뱀은 안 봤는데도 "형 연기 늘었어"라고 해주더라.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때도 그러더니.(웃음) 참 달콤 씁쓸한 말이었다.(웃음)

'화양연화'를 떠나보내는 소감은?

▶작품을 시청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화양연화'와 한재현이라는 인물을 만나 많이 초라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내가 과연 저 상황에 놓이면 정의로운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저 시대를 살았다면 나는 어디로 흘러 갔을까. 수 없는 질문 속에서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비록 드라마일지라도 현실과 정의 속에서 갈등하고, 자신의 신념이 시키는대로 나아가는 재현이의 모습 속에서 내가 바라는 이상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나를 받아준 재현이가 정말 고마웠고 재현이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수개월 동안 함께해온 스태프분들도 고마웠다. 배우 선배님과 동료분들이 없었다면 재현이가 완성되지도 못했을 거다. 제목처럼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과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해보고 싶은 역할은 너무 많다. 힘이 닿는 대로, 오랫동안 많이 많이, 따지는 것도 가리는 것도 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 아직까지 난 이것만 할래, 저것만 할래 이런 건 없다. 주어진 모든 배역과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배우로서 시작하는 단계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더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꼭 얘기해야 한다면 선배님들처럼 오래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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