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홍건희-최원준-박종기(왼쪽부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김태형 두산 감독은 16일 "박종기가 지난 등판에서 굉장히 잘 해줬다"며 "5선발 자리는 홍건희, 최원준, 박종기, 이 3명이 상황에 따라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둘씩 붙일 수도 있다. 쓰임새가 많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선발 한 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알칸타라-플렉센-이영하-유희관의 뒤를 이을 5선발이 빈다. 전에 하지 않았던 선발 고민이 생긴 것이다.
일단 조제영(19)과 박종기를 투입하며 테스트했다. 조제영이 9일 NC전에, 박종기가 14일 한화전에 나섰다. 조제영이 3이닝 6실점, 박종기가 4⅔이닝 3실점해 둘 다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피칭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태형 감독도 호평을 남겼다.
여기에 '예비 선발 1순위'였던 최원준도 12일 한화전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또 다른 자원도 있다. '이적생' 홍건희다. 14일 서스펜디드 게임에 첫 번째 투수로 올랐고,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KIA에서도 선발 경험이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태형 감독이 묘수를 짜냈다. 오롯이 한 명에게 맡기는 것보다 집단으로 간다는 구상이다. 최원준에 이어 박종기가 좋은 모습을 보였고, 홍건희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홍건희는 처음에는 불펜으로 생각했지만, 길게 가는 쪽이 더 낫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강률이 돌아오면서 불펜에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채워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가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 나가 잘 던져주고 있다. 길게 던졌을 때 본인이 자기 공을 던지는 것 같다. 밸런스도 좋아 보였다. 길게 가는 쪽으로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 투수코치와 이야기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펜에서는 김강률이 계속 좋은 모습이다. 계속 좋다. 본인은 구속이 안 나온다고 하는데,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기 밸런스대로 던지면 충분히 중간에서 중요할 때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