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패 망신, 근데 선수들은 얼마나 답답하겠어..." 한화 팬들은 그래도 응원한다 [★대전]

대전=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06.13 10:11 / 조회 :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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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팬들. /사진=OSEN
"선수들은 얼마나 답답하겠어..."

대전 한 택시운전사의 한 마디였다. 한화 이글스가 프로야구 최다 18연패 불명예 기록을 떠안았다. 12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기록과 같아졌다. 삼미는 1985년 3월31일부터 4월29일까지 18연패를 당했다. 13일 대전 두산전마저 패할 경우 한화는 프로야구 최다 19연패 불명예 팀이 된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코로나19 탓에 무관중 경기로 열리고 있다. 그렇다고 팬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끊은 것은 아니다. 대전 팬들의 경우 한화가 어떻게든 기나긴 연패를 끊어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12일 한화-두산전이 열리기 전, 기자는 대전역에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야구장으로 가달라"는 기자의 얘기에, 택시 운전사는 지그시 기자를 바라봤다. "나도 야구를 좋아한다. 스포츠맨"이라고 밝힌 택시 운전사. 자연스레 야구 얘기가 나왔다. 한화의 연패도 빠질 수 없었다.

택시 운전사는 "한화가 17연패를 하고 있다. 한 번 더 지면 18연패다. 19연패까지 하게 된다면 역사에 남게 된다. 무슨 망신인가. 이번이 두산과 3연전이고, 다음 주에는 LG 트윈스를 만난다. 자칫 연패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한숨을 푹 쉬었다.

한화 팬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8회말이 되면 관중 천제가 약속이라도 한 듯, "최.강.한.화"를 외치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다.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되는 응원이었다. 올 시즌에는 무관중 경기 탓에 이러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

택시 운전사는 "긴 연패에 빠진 선수들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관중이 없어서 선수들이 더 처져 있는 것 같다"고 응원을 보내지 못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연패를 빨리 끊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화는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팀 베테랑 김태균(38)은 주루 플레이에도 몸을 던지고 있고, 이용규(35)는 상대 투수를 더욱 물고 늘어지려고 한다. 경기 도중에는 팀 전체가 한데 모여 파이팅을 외쳤다. 12일 두산전에서도 한화 선수들은 5점차로 지고 있음에도, 9회말 2점을 따라붙었다.

어떻게든 연패를 끊으려는 한화 선수들의 몸부림이었다. 기나긴 연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팬들의 바람대로 한화 선수들이 18연패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야구장에는 갈 수 없지만, 한화 팬들은 그래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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