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한 롯데 지성준, 스트레일리는 포옹으로 위로했다 [★잠실]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6.13 05:13 / 조회 : 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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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준.
롯데 데뷔전에서 안정된 수비력을 보였던 선수가 바로 다음날 수비로 무너져버렸다. 롯데 포수 지성준(26)이 이틀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자신의 실수에 크게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8회 나온 지성준의 블로킹 미스가 뼈아팠다. 연승 행진은 '6에서 끝이 났다.

전날(11일) 정보근의 갑작스러운 장염 증세로 1군에 올라온 지성준은 개막 후 한 달 여만에 롯데 데뷔전을 치렀다. 다행히도 우려했던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안방을 지켰다. 1회와 2회 그리고 4회 세 번의 만루 위기를 롯데 선발 서준원과 함께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뒤 7회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던 지성준이다.

하지만 하루 만에 약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7회까지는 순조로웠다. 스트레일리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단 1개의 안타만을 허용했고, 4회에는 도루 저지도 해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인 타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우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팀에게 추가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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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1사 1루에서 롯데 지성준이 LG 유강남 타석에 스트레일리의 폭투에 블로킹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8회가 문제였다. 2-1로 아슬아슬하게 롯데가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 스트레일리가 첫 타자를 잘 막은 뒤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진 유강남 타석 때 호시탐탐 도루 기회를 엿보던 정근우가 2루 도루에 감행하는 사이 일이 벌어졌다. 스트레일리가 원바운드 공을 뿌렸는데, 지성준이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리고 말았다. 심지어 공을 한 번에 찾지 못했다. 스트레일리의 콜을 듣고서야 백네트 쪽으로 굴러간 공을 잡았다. 그 사이 정근우는 3루에 안착했다. 1사 3루 위기서 유강남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롯데 벤치는 여기서 배터리를 모두 교체한다. 지성준은 김준태에게 포수 마스크를 넘겼다.

이렇게 동점을 허용한 롯데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정근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2-3으로 패했다. 지성준의 블로킹 미스는 롯데에게 너무나도 뼈아팠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지성준은 크게 자책했다. 특히 스트레일리의 승리 투수 요건이 자신의 실수 때문에 사라지자 계속 미안해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스트레일리의 뒤를 따라다니며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 모습을 본 스트레일리는 따뜻한 포옹으로 지성준을 위로했다. 허문회 감독도 지성준의 어깨를 두들겨주며 격려했다. 그럼에도 지성준의 표정은 풀릴 줄 몰랐다.

이렇게 이틀 만에 지성준은 최고와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차라리 아쉬운 수비가 빨리 나온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이날 실수를 통해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밑거름으로 삼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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