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의 배신..'사라진시간' 정진영, 후배들 손잡고 첫 감독 도전 [종합]

건대입구=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6.09 17:12 / 조회 :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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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미스터리의 배신이다. 첫 영화 연출에 나선 정진영 감독의 '사라진 시간'이 미스터리의 해답 대신 선문답을 남기며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조진웅, 배수빈, 정해균, 정진영 감독이 참석했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이날 공개 된 '사라진 시간'은 미스터리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장르의 혼합을 보여줬다. 영화는 후반까지 아리송한 질문만 남긴 채 해답을 주지 않았다. 정진영 감독은 "해석은 관객의 몫"이라고 돌렸다.

배우 생활 처음으로 영화 감독으로 도전한 정진영은 첫 연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떨리는 마음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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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정진영 감독은 "어렸을 때 꿈이 영화 연출이었다. 동아리에서 연극을 하면서 계속 배우를 했고, 삶의 대부분을 계속 배우로 살았다. 20년전 연출부막내로 한 작품 했지만 제가 한 영화를 연출 할 능력을 지닌 것인가 의문을 갖고 그 꿈을 접고 살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정진영은 "4년 전 쯤 50살이 넘은 뒤에 내가 능력이 되든 안되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박하게 내 하고 싶은대로 해보자 생각했다"라며 "영화 만들어서 망신당하면 어떡하지' 하는게 저를 묶었던 족쇄인데 '망신 당할 수도 있지. 하고 싶은거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 했다"라고 밝혔다.

정진영은 "이 영화 시나리오를 쓴지 3년이 지났다. 촬영할 때는 개봉을 생각 안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이 자리가 얼마나 무서운 자리인지 깨닫고 있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 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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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 사진=김창현 기자


조진웅은 이 작품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시나리오를 보고서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라며 "감독님의 이야기만 믿고 한 쇼트씩 가다 보니까 하나씩 설명하는 것은 아닌거 같고 가슴 속에 진하게 밀려든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진웅은 "영화를 보다 보니 설명할 수 없지만 이 영화가 가지는 미묘한 매력이다. 너무 집중 안 해도 되고, 흐름을 쫓아가면 된다. 자연스럽게 쳐다보면 소화가 된다"라며 "제가 한 영화 중에 처음으로 다시 보고 싶은 영화였다. 솔직히 시나리오를 볼 때는 뜬금 없이 수안보 온천을 왜 가나, 이해가 안됐는데 영화는 다시 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배수빈은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시나리오를 받고, 이건 뭐지, 장르가 뭐지 생각을 했다. 한가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건, 이게 내 얘기일수도 있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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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 사진=김창현 기자


이어 배수빈은 "하지만 어느 순간 충분히 공감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저는 잘 모르겠다"라며 "모호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조진웅 배우와 정해균 선배님 두 분인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해균은 "저는 뭔지도 모르고 하겠다고 했다. 이런게 말려드는거구나 생각했다. 책도 꼼꼼하게 읽지 않고, '예예예 해야죠' 그랬다가 후회를 많이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해균은 "영화에서 정해균을 연기하게 돼 저도 이상하더라. 지금도 저는 영화가 헷갈린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앞 부분이 진짜에요, 뒷 부분이 진짜에요' 여쭤봤다. 감독님이 '난 모든게 실제라고 생각해'라고 하셔서 그냥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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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 / 사진=김창현 기자


정진영 감독은 "기존의 관습과 규칙을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 했다. 사실 이 영화 전에 쓴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버렸다. 제가 연출을 하며 기존의 관습을 따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새롭고 이상한 걸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눈치를 안 보고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정진영 감독은 "이 영화를 홍보팀에서도 어떤 장르로 규정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스릴러 같다가, 미스터리하다가, 코미디가 됐다가 선문답으로 끝난다. 결국 미스터리라고 나갔는데 사실 미스터리는 답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답이 없다.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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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 / 사진=김창현 기자


정진영 감독은 "결국 이 영화의 주인공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관객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미스터리로 시작해 선문답으로 끝난 정진영 감독의 '사라진 시간'이 극장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 된다.

한편 '사라진 시간'은 6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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