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 신원호PD가 밝힌 #조정석→신현빈 #러브라인 #시즌2[★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6.08 10:31 / 조회 : 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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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PD /사진=CJ ENM


이번 러브라인도 흥미진진하다. 신원호PD(44)가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으로 또 하나의 화제작을 낳았다. 그만의 따뜻한 감성과 유머, 배우들의 찐 케미, 흥미로운 러브라인이 시청자들에게 통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불패. 이쯤되면 신PD는 '휴머니즘극의 아버지'가 아닐까.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휴먼드라마. 이 드라마는 '의대 99학번' 동기 이익준(조정석 분), 채송화(전미도 분), 안정원(유연석 분), 김준완(정경호 분), 양석형(김대명 분)이 율제병원 중심 교수진으로 살아가며 겪는 삶을 그렸다.

이 드라마는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동기들의 유쾌한 우정, 애틋한 러브라인 등 흥미로운 전개로 14.1%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고 시즌2를 예고했다. 지난 5월 28일 마지막회 엔딩에선 이익준과 안치홍(김준한 분)이 이 채송화에게 마음을 고백하면서 삼각관계를 예고했다. 안정원과 장겨울(신현빈 분)은 키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김준완은 이익순(곽선영 분)에게 반지를 보냈지만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됐다. 양석형은 추민하(안은진 분)의 고백 속 전 부인 윤신혜의 전화를 받고 나가는 선택을 했다.

신원호PD는 2012년부터 tvN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슬의생'으로 또 하나의 히트작을 탄생시키며 스타PD로서의 명성을 입증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KBS PD 출신으로, '해피선데이-공포의 쿵쿵따' 조연출부터 '올드미스 다이어리', '도전 골든벨', '남자의 자격'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스타뉴스가 신PD에게 '슬의생' 화제가 된 소감부터 '99즈'의 케미, 시즌2 등에 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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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슬의생'이 시즌제를 확정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시청률 6.3%에서 출발해 13% 이상으로 좋은 성적도 거뒀다. 인기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시청자들께서 '슬의생'을 사랑해주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다. 환자로서, 보호자로서, 혹은 의료진으로서 공감된다고 언급해주신 지점도 여러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99즈(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의 케미를 많이 좋아해주셨는데, 그 지점이 무엇보다 감사하다. 배우들 모두 신인이나 무명도 아니고 각자의 위치와 나이가 있음에도 서로를 좋아하며 잘 지내줬다. 사전에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 케미가 화면 밖으로 이어진 덕분인 것 같다. 아울러 작품의 밑을 다 함께 받쳐주고 있는 모든 배우들 덕분이기도 하다. 한 명 한 명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모두 다 잘해줬다. 특히 단역분들께감사드린다. 1회성으로 출연해주신 건데도, 진심으로 연기해주셨다. 환자나 보호자 에피소드들의 힘은 그 분들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늘 감사한 부분인지만 음악이 없었다면 저희가 준비한 이야기의 정서가 온전히 전달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음악에 늘 빚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본의 힘이 아닐까 싶다.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을 인터뷰하고 회의할 때마다 '너무 좋은 이야기지만, 이걸 어떻게 각색할까? 어떻게 드라마로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새로운 대본을 받을 때면 늘 놀라곤 한다. 워낙 잘 쓰긴 했지만 이번 작품을 하며 이우정 작가가 이제 반열에 올랐다는 느낌이 들었다. 늘 그렇지만 좋은 드라마는 좋은 대본에서만 나온다.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99즈로서 뭉친 모습을 어떻게 봤나.

▶아무리 캐릭터라는 가면을 쓰고 대사를 하는 사이라고 해도 그들이 정말 친한지는 화면 너머까지도 다 보인다. 그래서 '응답하라 1997' 때부터 주요 출연진들을 친하게 만드는 사전작업들을 했었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99즈 역시 촬영 전에 이미 모두 친해졌다. 제가 선생님 아닌 연출임에도 불구하고 '응답하라 1997' 때부터 현장에서 조용히 하라는 소리를 많이 했는데, 99즈도 자기들끼리 너무 신나 하더라. 그래서 말은 시끄럽다고 해도 고마웠다. 그 케미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그래서 더 좋아해 주신 것 같기 때문이다. 배우 개개인에 대한 만족도도 물론이지만, 5명이 진짜 절친들처럼 잘 지내준 부분도 캐스팅을 잘 했다 라고 생각하는 지점이다.

-조정석의 원맨쇼가 '슬의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조정석의 애드리브 장면이 상당해 보인다.

▶애드리브은 사실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드리브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는게 그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조정석은 못 보던 유형의 배우다. 뭐랄까, 늘 놀랍다. 연출로서 이 부분은 아무리 새롭게 하려고 해도 뻔하게 나오겠다라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런 순간 예상 밖의 뉘앙스와 톤을 던지는 배우다. 심지어 같은 대사들도 컷마다 달랐다. 저는 그게 너무 좋았다. 표정과 몸짓이 프리한 친구다 보니,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를 얻어내는 게 너무 좋았다. '이런 걸 이렇게도 할 수 있네'라고 깨닫게 해준 친구다. 저의 정형화된 사고방식을 반성하게 해준 친구기도 하다. 연기한 지 오래됐는데도 매번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를 보여준,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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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PD /사진=CJ ENM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슬의생'도 '러브라인 찾기'가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

▶우리의 마음 속 가이드라인은 70퍼센트의 병원이야기에 각자의 30퍼센트가 더해지는 구조였다. 그 30퍼센트엔 가족이야기며 친구이야기, 꿈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있다. 하나의 소재를 색깔로 꼽기보다는 소소한 여러 이야기 하나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결국은 모여 큰 그림이 되는 방식으로 극을 꾸려갔다. 그래야만 병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하루하루를 편안히 관찰하듯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통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재미있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신현빈, 정문성, 문태유, 김준한, 안은진 등 극중 모든 배우의 캐릭터가 주목 받았다. 신 감독 작품이 휴머니즘으로 비춰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문성의 경우 '슬기로운 감빵생활' 때 유대위 형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이우정 작가가 워낙 좋아하던 배우였다. 그때는 생긴 것도 무게감이 있고 아무래도 캐릭터도 어둡다보니 연기를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이는 참 진중한 친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도재학을 캐스팅해야 하는데 이 캐릭터가 잘못 연기하면 너무 뻔한 캐릭터가 되겠더라. 그래서 5인방을 캐스팅 할 때만큼 힘들었다. 그때 전미도가 정문성을 언급하며 정말 재밌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조정석도, 유연석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아는 사이인데도 새삼스럽게 미팅을 했다. 다시 보니 낯을 가릴 뿐, 정말 웃긴 사람이더라. 도재학은 뻔하게 연기하면 감초 캐릭터밖에 안 되는데, 정문성의 평소 진중하면서도 웃긴 모습이 잘 맞물려 시너지가 탄생했다. 웃기려는 자세가 없는데도 웃기고, 그 안에 페이소스도 있다. 진지와 코믹을 모두 소화하는 배우를 찾기란 사실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배우들이 크게 되곤 한다. 정문성이 앞으로 훨씬 더 큰 배우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신현빈은 왜 아직 못 뜨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본이해도가 높으면서도 성실한 배우다. 신현빈은 마치 경주마처럼 캐릭터만 보고 달려간다. 예쁘려는 욕심도 없고 몸을 사리는 영악함도 없다. 그게 너무 고마운 한편, 누군가 옆에서 케어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물불 안 가리려는 마음이 너무 예쁘지만, 연기라는 장기 레이스로 봤을 때는 영리하게 몸을 사리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 6화에서 생리통 진통제를 먹고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왔을 때 한 특수분장도 현장의 모두가 놀랐지만, 본인은 덤덤했다. 예뻐 보이려고 안 하는 자체가 너무 예뻤다. 그런 배우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역을 맡겨도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연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예뻐 보이려 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뻐하는 배우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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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안은진은 사람 자체가 맑다. 딱 추민하 같다. 추민하가 보여줬으면 했던 건 숨기는 게 없는 사람이었다. 마음속 생각을 바로 말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여우같이 보여야 했다. 요즘 캐릭터들이 겉모습과 달리 이면적인 모습들이 많고, 그런 지점에서 오는 반전이 많지 않나. '슬의생'에서는 추민하가 그렇다. 공연에서 쌓은 내공이 있어서 아이 같은 맑음과 기술적인 것이 맞물리다 보니 심도 있되, 깨끗한 연기가 나왔다. 10화에서 양석형에게 "전 좋아해요"라는 고백 연기가 딱 그랬다. 안은진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영화와 무대, 드라마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럴만한 연기력과 매력이 있다.

김준한은 뻔하지 않게 캐릭터를 소화해낸다. 김준한의 연기 매력은 일상적으로 지나가는 대사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표현해낸다. 뻔한 연기가 있으면 김준한에게 맡기면 되겠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안치홍 캐릭터 역시 김준한이라면 뻔하지 않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 함께했다. 다양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배우다. 평범한 역할도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을 납득시킨다. 힘 빼고 툭툭 대사를 던지는 연기가 김준한만의 색깔이다. 진짜 평생 김준한은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연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익순은 웃길 줄 알아야 한다. 멜로가 가능하면서, 웃길 수도 있는 배우여야 했다. 그래서 비둘기를 천연덕스럽게 날릴 수 있는 매력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스러웠는데, 미팅 당시에 너무 유쾌하더라. 마치 남자인 친구와 농담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연기도 잘하고 영리하다. 그래서 캐스팅했다. 곽선영에게 가장 놀랐던 씬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발차기 씬. 촬영개시 전에 캐릭터 설정상 무술 내공이 보여야 해서 무에타이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는데, 당일 날 수십 번의 발차기에도 지치지 않더라. 여성이 단기간에 연습해서 나오기 쉽지 폼인데, 몸을 굉장히 잘 썼다. 발차기를 열심히 배워온 자체도 너무 예쁘고 고맙고 기특한데, 씬 자체도 재미있게 나와서 다행이었다. 다른 하나는 오빠 이익준이 면회 왔을 때 순간 울컥하는 그 느낌이었다. 되게 미묘한 감정인데, 둘 다 연기를 잘해서 씬이 참 예뻤다. 눈물이 나는데 참으려다 순간 울컥하는 그 지점이 별거 아닌 것 같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감정이었는데 너무 잘했다. 계속 쌓아온 무대 내공이 어디 안 간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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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드라마의 인기만큼 조정석이 부른 쿨의 '아로하', 전미도가 부른 신효범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OST가 음원차트1위를 장기간 차지하기도 했다.

▶OST와 밴드의 뜨거운 인기는 전혀 예상 못했다. '응답하라 1988'의 경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이번에는 그 정도 혹은 그 이상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두곡은 전업 가수가 아닌 연기자가 부른 거고, 잠깐 화제 되고 말 줄 알았는데 이리 오래 사랑해주실지 몰랐다. 내 예상은 늘 틀린다. 감사드린다.

-99즈가 직접 밴드 연주를 하며 음악적인 호소를 한 것도 '슬의생'의 특징이자 매력이었다.

▶캐스팅 단계부터 실제로 밴드연주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연주가 아닌 핸드싱크로만 가자면 그 가짜가 주는 오그라듦을 전하느니 차라리 밴드를 없애는게 나을 것 같았다. 당연하게도, 연기를 잘하고 캐릭터에 잘 맞고, 거기에 악기까지 잘하는 사람을 찾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악기를 배우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는지 기꺼이 연습할 열의가 있는지 등이 다 캐스팅 고려요소였다. 다섯 배우들 모두 너무 기꺼이 해줬고, 정말 자발적으로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해줘서 다섯 명에게 가장 고마운 부분 중 하나다. 촬영이 마무리되고 나서도 다섯 배우들이 스스로 모여 자신들이 하고 싶은 곡으로 합주 연습을 하고 레슨도 받고 있다고 들었다. 다들 이 얘기를 하면 절래절래하지만 연출자 입장에선 다음 시즌에는 아마 더욱 어려운 곡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욕심이 생긴다.

-시즌2 계획은 어떻게 하고있나.

▶시즌 2에 관해서는 2021년 새로운 계절에 돌아올 예정이니 방송을 통해 모든 부분을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말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방송 시기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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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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