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패 후 코치진 잡고 부탁한 류중일 "이상규 위축되지 않게..." [★고척]

고척=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06.08 05:10 / 조회 :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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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 /사진=OSEN
LG 트윈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단단한 불펜진이다. 팀 평균자책점 4.17(리그 3위)을 기록한 가운데,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3.66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LG에도 지난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은 악몽이었다.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5 패배를 기록했다. 팀 마지막 투수 이상규(24)는 9회말 키움 전병우(28)에게 역전 끝내기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 이날 7회 도중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한 정우영(21)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류중일(56) LG 감독은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뒤 코치진을 찾았다. "이상규와 정우영이 위축되지 않게 해달라"는 말을 건네기 위해서였다. 한 선수의 자신감을 지켜주기 위해 감독이 직접 코치진에 부탁한 것이다. 역전패에 대한 아쉬움, 팀 승리를 지키지 못한 부진을 짚은 것이 아니라, 혹여나 실망에 빠졌을 어린 투수 이상규와 정우영을 먼저 챙겼다. 덕장 류중일 감독의 배려,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7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역전패가 아쉽고, 어떻게든 막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상규과 정우영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감쌌다.

특히 끝내기타를 맞은 이상규에 대해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상규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블론세이브를 안 하는 것도 좋겠지만, 어린 선수로서 길게 보는 것도 필요하다. 젊은 친구다. 앞으로 10년, 15년 마운드를 책임져야 한다. 선발이 될지, 중간이 될지, 마무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경기도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치진에도 '이상규가 위축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해도 이상규를 또 올려보낼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그런 것들을 거쳐야 선수가 되지 않겠어요?"라고 허허 웃었다.

이상규는 기존 마무리 고우석(22)을 대신해 뒷문을 지키고 있다. 고우석은 지난 달 왼쪽 무릎을 다쳤다. 장기간 결장이 예상된다. 그때까지는 이상규가 마무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 활약이 나쁜 편은 아니다. 6일 키움전에서 부진하기는 했지만, 5월21일부터 6월4일까지 6경기 동안 무실점 경기를 펼쳤고, 올 시즌 14경기에서 2승 1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중이다. 2019년 LG에 입단했고, 지난 해까지 1군 1경기를 뛴 것이 전부였다. 올해 중요한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빠른 볼이 강점인 이상규는 팀의 대표적인 오른손 파이어볼러다. 시즌 개막 전 최고 구속 시속 150km를 넘겨 화제를 낳았다. 앞서 류중일 감독은 "야구는 늘 결과다. 이상규, 정우영 등이 못했다면 공백이 크다는 얘기가 나왔을 것이다. 공백을 잘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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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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