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정 "경계선에 있는 나, '프랑스여자'로 털어냈죠"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6.07 10:00 / 조회 : 4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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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인생이란 늘 경계다. 미라라는 역할을 하고 나니 어느 정도 나의 경계에 있는 불안함과 미래, 과거의 후회는 변함이 없지만 털어냈다."


배우 김호정(52)의 말이다. 김호정은 영화 '프랑스여자'(감독 김희정)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계에 대한 감정을 털어냈다고 말했다.

김호정이 출연한 영화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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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희정 감독은 김호정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김호정 밖에 없었다. 호정씨는 연극을 많이 했다. 해석력이 좋은 배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극을 해왔기에 여러 감독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프랑스 여자 같잖아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호정이 '프랑스여자'에 출연을 선택한 이유는 김희정 감독의 직접적인 연락 때문이다. 그녀는 "저를 꼭 만나고 싶은데 회사를 통해서 연락이 온 게 아니라 제 번호를 어떻게 알아서 직접 연락을 하셨다. 감독님이 직접 연락을 해주셔서 긴장을 해서 받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마음에 들었다. 출연 결정을 하고 감독님이 저희 집에 오셔서 그때부터 구체적으로 여러가지 작업을 했다"라고 밝혔다.

김호정은 극중 미라 역을 맡았다. 미라는 20년 전 배우를 꿈꾸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통역가로 파리에 정착한 인물이다. 김호정과 미라는 비슷하다. 오히려 더 닮았을지도 모른다.

김호정은 "이 이야기가 연극배우, 연극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반인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실제로 제가 20대 때 연극에 대한 열망,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 미치도록 살았기 때문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매체로 넘어온 지 2년이 된 시기였다. 매체를 하면서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지?', '어떤 배우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이 들던 시기에 시나리오를 받았다. 돌이켜보니 내 뜻대로 되지 않고 경계인 것처럼 살아가는 게 제 모습이더라. '그냥 해야겠구나'라면서 이 작품으로 털어낸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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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극중 미라는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인물이다. 한국어도 사용하지만 불어도 사용한다. 김호정은 '프랑스여자' 출연을 결정하고 불어를 배웠다고 했다. 김호정은 "불어 선생님한테 아직도 미안하다. 영어는 편하게 하는데 불어는 옹알옹알 했다. 알고보니 불어 선생님의 성격이라고 하더라. 상대역인 프랑스 배우를 괴롭히면서 불어를 배웠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여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의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미라의 감정을 따라가다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호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든 건 굉장히 쉽다.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대사들도 구체적이었다. 우리가 어떤 일이나 과거에 대해서 상상을 하는 것과 똑같다. 예를 들면 내가 젊었을 때의 상황을 떠올리는 것 뿐이다. 그렇게 접근해 사실적으로 연기했다"라고 했다.

김호정은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은 남편 역으로 등장한 프랑스 배우와 호흡을 하는 맞출 때 뿐이다. 다른 인물들에게는 감정을 숨긴다. 특별히 연기할 때도 중점을 둔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철저하게 지켜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 걸 지켜봤다. 나의 연기력이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미라는 정말 경계에 서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잘 듣고 사람들과 데면데면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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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호정이라는 이름이 낯설 수도 있다. 김호정은 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연극, 영화를 오가며 깊이 있는 감성 연기 등 자유자재의 매력을 자랑한다. 특히 봉준호, 임권택, 문승욱, 신수원 등 한국영화계의 작가주의 감독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랬던 그녀는 2년 전부터 TV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호정은 "아직도 TV 연기에 적응 중이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지?', '어떤 배우가 되어야하지?'라는 갈등을 하던 차에 '프랑스여자' 출연 제안을 받았다. 저와 닮아 있기에 한 번에 출연을 결정했다. 앞서 말한 갈등을 '프랑스여자'로 약간 떨쳐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호정은 "'프랑스여자' 속 미라를 통해 경계에 있는 불안함과 미래, 과거, 후회 이런 것들이 변함은 없지만 약간 떨쳐버렸다. 이러한 감정을 쏟아냈기 때문에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 인생이란 늘 경계다. '프랑스여자'는 시(詩) 같은 영화다. 여유로운 시간이 있을 때 문득 문득 생각하게 되는 그런 영화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워하는 제 삶을 많이 생각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렵지만, 정서적으로 감정을 받아들이기 좋은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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