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여자' 속 타임슬립, 흔한 소재인데 왜 낯설까 [★날선무비]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6.06 14:00 / 조회 :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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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프랑스여자' 포스터


날선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화 '프랑스여자'(감독 김희정)에는 타임슬립이 등장한다. 바로 극중 미라가 꿈을 꾸듯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현상이 그려진다. 그런데 '프랑스여자'에서 그려진 타임슬립은 낯설다.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김호정 분)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미라는 연극배우가 되기 위한 꿈 하나를 가지고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통역사가 됐다. 가정을 이뤘으니 행복할 줄 알았는데 웬걸 남편과 이혼했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20년 만에 친구들과 재회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미라는 잠을 청할 때마다 꿈을 꾼다. 이때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현상인 타임슬립이 등장한다. 미라는 꿈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프랑스여자' 속 등장하는 타임슬립은 대체로 낯설다. 극중에서 그려지는 미라의 감정 기복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타임슬립이라는 장치는, 보는 이들에게는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했던 여느 작품들에선 그랬다. 한국 TV드라마만 해도 '닥터진, '신의', '옥탑방 왕세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터널', '보보경심 려: 달의 연인', '인현왕후의 남자', '명불허전', '사임당', '라이프 온 마스' 등이 그 예다.

중국 드라마도 '보보경심', '상애천사천년', '상애천사천년 2 in 상하이' 등이 있다. 이 드라마들 속 타임슬립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건'이 있는 것. 이 과정에서 많은 감정의 변화들이 일어난다.

주인공이 시간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다이내믹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해 궁금증을 자극한다. 예상 가능한 사건이 일어날지라도 주인공의 감정 변화 폭이 크기에 심심하지 않다. 행복한 감정, 화난 감정 등 자유자재로 시시각각 변한다.

반면 '프랑스여자' 속 타임슬립은 궁금증을 자극하지 않는다. 미라의 감정 변화 폭이 크지 않기에 그저 잔잔하게 흘러간다. 우울한 내면을 더 깊게 들어가기에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감정 변화 폭이 큰 이야기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프랑스여자'가 낯설 수 밖에 없다.

인생은 계획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프랑스여자' 속 미라가 그렇다. 김희정 감독은 미라가 있는 공간을 색감, 소품 등을 활용해 그녀의 우울한 내면을 그려냈다. 타임슬립을 이용했기에 미라의 감정이 조금이나마 폭이 넓었다면 관객들이 '프랑스여자'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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