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1호가 될 순 없어', 현실 '부부의 세계' 이보다 더 리얼할 순 없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6.05 15:24 / 조회 : 2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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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같은 직종의 남녀가 결혼해서 부부가 된 경우는 참으로 많다. 같은 회사, 같은 업종에서 일하다 보면 마주칠 일이 많아질 테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정이 싹트니 그럴 것이다. 이는 방송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배우들끼리, 가수들끼리, 혹은 배우 가수 구분 없이 연예인이라는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말이다. 따져보면 연예인들 역시 같은 직업군, 같은 곳에서 활동하면서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이니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다. 그런데도 유독 눈에 띄는 직종의 커플들이 있으니 개그맨 부부들이다.

그렇다면 개그맨들끼리 결혼, 다른 연예인 커플들처럼 서로 만나고 부대끼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 대답은 '1호가 될 순 없어'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1호가 될 순 없어'라는 말은 현재 JTBC에서 방영되는 개그맨 부부들의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제목이기도 한데, 이 말은 프로그램 탄생 훨씬 이전부터 개그맨 부부들 사이에서 종종 등장하는 말이었다.

그 이야기의 속사정은 이렇다. 집계된 바에 의하면 개그맨 부부는 최양락, 팽현숙 부부를 1호로 시작해 김학래, 임미숙 부부, 이봉원, 박미선 부부로 이어지며 올 9월 결혼을 앞둔 홍가람, 여윤정 부부를 막내로 16호까지 탄생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이혼한 부부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그맨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농담처럼 '개그맨 부부가 이혼 안 하는 이유는 누구도 이혼 1호 커플이 되기 싫어서 참고 사는 거야'하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 개그맨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선 이런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러던 중에 JTBC의 '1호가 될 순 없어'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고, 그래서 새롭다.

'1호가 될 순 없어'에는 최양락, 팽현숙 커플, 박준형, 김지혜 커플, 이은형, 강재준 커플까지 총 세 팀의 부부가 출연한다. 각 부부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지켜보는 관찰 프로그램으로, 과연 이들 중에서 ‘이혼 1호’가 탄생하냐, 마냐가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이다. 때문에 녹화 스튜디오에 이혼서류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도장 찍기가 당일에 가능하도록 말이다. 실제로 보여지는 이들의 모습은 웃고 사이좋다가도 말도 안 되는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일이 순식간에 벌어진다. 그야말로 개그맨 버전 ‘부부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더욱 인기를 끌면서 부부, 싱글, 부모와 자녀, 연애 커플 등 온갖 관계를 대상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중엔 잘 되는 프로그램, 기억나는 프로그램들도 있는 반면 전혀 각인이 안 되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그 이유야 방금 말했듯이 선두로 앞서가는 몇 몇 프로그램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콘셉트로 따라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호가 될 순 없어’는 새로운 콘셉트를 잡았다는 것이다. 부부를 대상으로 한 관찰 예능이지만, 개그맨이라는 특정 부류에, 이혼 1호 불명예의 커플이 되냐, 마냐라는 장치를 넣어 기존의 부부 관찰 예능의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화자 되던 이야기가 정말로 어엿한(?) 프로그램으로 탄생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렇기에 이번 주보단 다음 주, 이들 부부의 세계가 더욱 궁금해진다. 정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이혼 1호 커플'이 탄생될까?

'1호가 될 수 없어', 개그맨 부부 세 팀의 부부싸움(?)을 비교하며 보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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