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랑스여자' 인생의 경계, 낯설고도 낯설다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6.04 14:04 / 조회 :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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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프랑스여자' 포스터


계획한 대로 순탄하게 흘러가길 원하는 인생. 그러나 '프랑스여자' 속 미라를 따라가다 보면 인생은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계에 놓인 미라의 모습이 낯설고도 낯설다.

영화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김호정 분)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미라는 연극배우가 되기 위한 꿈 하나를 가지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미라가 생각했던 꿈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꿈을 이루지 못한 미라는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통역사로 나날을 보낸다. 결혼 생활도 행복할 줄 알았으나 이혼의 아픔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한국으로 돌아온 미라는 감독으로 활동 중인 영은(김지영 분), 연극 연출가인 성우(김영민 분)와 20년 만에 재회한다. 이들의 추억이 담긴 어느 한 술집에서 회포를 푼다. 웃으면서 회포를 푸는 것 같아 보이지만, 미라는 어느 한 쪽에도 속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미라의 여행이 시작된다.

미라의 여행은 보는 이들에게 불친절한 느낌을 준다. 미라가 감정 기복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장면이 전환되고 나서야 '아 그래서 미라가 이런 감정을 표출했구나'라고 뒤늦게 인식한다. 미라의 인생 굴곡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은 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

미라는 경계에 서 있다. 한국에서도 이방인, 프랑스에서도 이방인.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않기에 쓸쓸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사람은 가장 행복했던 추억만 떠올리고 싶어한다.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이다. 그렇기에 '프랑스여자' 속에서 눈 여겨봐야 할 것은 미라의 감정과 직결되는 공간이다. 김희정 감독은 미라가 있는 공간 조차도 색감, 소품 등을 활용해 그의 감정을 그려냈다.

'프랑스여자'는 타임슬립을 시도했다. 그러나 과거나 미래로 향하는 다이내믹한 사건을 그리는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한 이들에게 '프랑스여자'는 낯설다. 미라 감정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했던 감정보다는 우울한 내면이 더 많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낯설지만 미라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경계에 있는 '나'의 모습도 생각해볼 수 있다.

6월 4일 개봉. 러닝타임 89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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