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만 화제 되는 기묘한 영화시상식 대종상..올해도 대거 불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06.04 10:08 / 조회 : 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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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가수 박봄./사진=김창현 기자


분명 영화 시상식인데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가수 박봄만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제56회 대종상영화제가 열렸다. 당초 2월 25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56회 대종상 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연기돼 이날 무관중으로 개최됐다.

대종상은 그간 졸속 진행, 납득할 수 없는 수상 등으로 대충상이란 오명을 뒤집어 써왔다. 그런 탓에 매번 새롭게 권위를 되찾겠다며 애를 써왔다.

하지만 올해도 주요 수상자들이 각자의 이유로 대거 불참, 대리 수상이 이어졌다. 2년여 만에 열린 탓에 이미 칸국제영화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수많은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쓴 '기생충'이 이제서야 대종상에서 상을 받았다. '기생충'은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정작 봉준호 감독은 장기 휴가를 이유로 불참했다.

여우주연상 후보들은 수상자인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를 비롯해 '증인' 김향기, '윤희에게' 김희애, '생일' 전도연, '미쓰백' 한지민 등이 모두 불참했다.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진선규도 촬영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나마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이병헌을 비롯해 여우조연상 이정은, 남녀신인상 정해인, 전여빈이 참석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병헌은 4년 전 배우들이 대거 불참했던 대종상에 톱스타로 유일하게 참석해 수상 소감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 때문일지는 모르지만 이번 대종상은 그럭저럭 수상자들이 납득이 가지만 남우주연상은 의외였다. 이병헌이 '남산의 부장들'이 아닌 '백두산'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탓이다.

이처럼 대종상에 배우들이 대거 불참하는 건, 권위가 떨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종상은 후보들을 일찌감치 섭외하는 여느 시상식과는 달리 시상식이 임박해서 섭외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대종상이 권위가 떨어져서 참석하지 않는 게 아니라 워낙 시상식이 임박해서 섭외가 오는 탓에 다른 일정과 조율할 수 없어서 불참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올해도 대종상 측은 시상식 축하무대를 옥주현이 한다고 보도자료를 돌렸다가 부랴부랴 수정해서 재배포하기도 했다. 옥주현 측에 보도자료 배포 이틀 전에 섭외요청을 한 뒤 아직 확답을 받지 않았는데 발표한 탓이었다.

사실 대종상은 전년도 남녀주연상 수상자가 그해의 남녀주연상을 시상하는 게 관례였다. 이런 관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시상식이 끝난 뒤 수상자와 작품이 아닌, 오프닝 무대에 오른 가수의 외모가 화제가 되는 시상식이라면 씁쓸하다. 부디 대종상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이라는 것 외에 다른 권위가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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