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나, 속삭이는 무용] 현대무용 불림소리

채준 기자 / 입력 : 2020.06.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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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치키 차카차카 초고초고초'

추억이 되었지만 90년대 42.8%로 시청률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곡 가사다. 이 재미있는 가사 내용과 곡을 만든 이는‘작은 거인’으로 불리며 1980년대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몸집은 작지만 거대한 능력을 지녔다 해서 붙은 애칭인 ‘작은 거인’은 지금의 40, 50대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대중가수 김수철이다. 김수철은 대중가수 활동시절 '못다 핀 꽃 한 송이', '별리', '내일',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말 가요대상에서 가수왕 경력까지 지니고 있다.

이렇게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가 대중음악 활동만 했던 것이 아니라 무용음악 작곡으로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1989년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한 단체인 ‘툇마루 무용단’은 제11회 대한민국무용제, 지금의 명칭 서울무용제 출품작으로 ‘불림소리’(최청자 안무)를 만들면서 김수철이 작곡을 맡게 되었다. 툇마루 무용단은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무용제 대상을 받게 되고, 김수철도 대중음악 작곡가로는 최초로 순수음악 분야에서 음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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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툇마루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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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툇마루무용단


‘불림소리’는 80년대 초연 당시 예술성을 인정을 받으면서 지금까지도 공연되는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로 30년이 지난 현시대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작품으로 평가되는 명작이다.

‘불림소리’는 한국 춤의 허튼춤, 즉흥춤 등에 사용되는 ‘좋다’, ‘좋아’, ‘얼씨구’ 등 추임새처럼 내는 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최정자 안무에서는 이 소리를 현실의 힘든 삶 속에서 인간의 육체와 영혼에 힘을 불어놓는 희망의 소리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전통춤의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킨다는 본질적인 면을 바닥에 깔고 개인과 군중들, 즉 사회라는 갈등 구조 안에서 인간이 바라는 삶으로 승화한다는 내용으로 풀어갔다.

표현방식은 현대무용에서 쉽게 다루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특유의 샤머니즘의 굿이라는 소재를 현대화 했다. 한국적인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색다른 현대무용 작품을 탄생시켰다. 동작적인 면으로는 한국 고유의 신명을 담은 어깨춤이 어우러지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과 다양한 기교를 통해 현대무용 특징의 넘치는 힘도 보여주었다. 작품 안에서 사용한 소품 중 눈에 띄는 살풀이 수건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의 한을 표현하였다. 또 대나무 소품을 활용한 동작들은 구원을 바라는 염원의 마음을 제의하는 장면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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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툇마루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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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툇마루무용단


작품을 감상한 후에는 과거에나 현재에나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을 떠올리게 된다. 남이 아닌 내가 가져야 한다는 근원적인 욕심이 너와 내가 그리고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또 인간은 이러한 관계 속에서 각자의 신적인 대상은 다르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바라는 간절함을 기원하게 된다.

‘불림소리’는 이런 포인트 잡아 한국 전통춤의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킨다는 기본 구조 특징을 표현하므로 완성도를 높였다.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가난한 자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 사회 강자만이 누리는 것이 아닌 약자와 강자가 함께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의 염원으로 구원을 바라는 자는 승화한다는 마지막 결말로 희망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내용처럼 순수무용예술 안무 최청자와 대중음악가 김수철의 만남으로 승화된 현대무용 작품이 탄생되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들의 결합으로 한 단계 높은 예술작품들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한국의 전통춤 만남의 예술 무대 시도 어떨까! 개인 적인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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