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에 끌린다" 송지효, 예능선 멍지효, 배우로는 똑지효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6.07 11:00 / 조회 :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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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효 / 사진=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예능 속 어리바리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멍지효' 수식어를 얻은 배우 송지효(39). 배우 생활을 한 지도 벌써 20년이 다 돼가는 그녀는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대중에게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뭔가를 배울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끌린다고 말했다. 정체돼 있는 것이 싫다는 송지효는 익숙한 것, 잘하는 것보다 어렵더라도 부수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며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그녀는 배우로서는 멍지효가 아닌 '똑지효'였다.


송지효는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로 새로운 도전을 했다. 영화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 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송지효를 만나 '침입자'에 대한 이야기와 사람 송지효의 이야기를 들었다.

- '침입자'로 코로나19를 깨고 스크린을 찾게 됐다.

▶개봉을 많이 기다렸다. 시국이 안 좋다 보니까 제작사에서 결정 내린 것에 따라야 했다. 그래도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 선봉 주자로 극장을 찾게 돼 부담이 크다. 저 스스로도 극장에 오랜만에 갔다. 그래도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니 여유가 느껴졌다. 부담도 있지만, 많은 분들에게 여유를 느끼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 '침입자' 속 유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송지효와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나.


▶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탐이 났다. 이 영화의 장면도, 캐릭터도 그렇고 너무 탐이 나서, 무작정 너무 하고 싶어서 갔는데 알고 봤더니 '성난 황소' 제작사 대표가 저에게 줬던 시나리오였다. 시나리오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제게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는, 제가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고 싶었고 어울리고 싶었다. 그동안 저의 이미지와 전혀 반대되는 캐릭터라서 끌렸던 것 같다. 제가 그동안 캐릭터와 장르가 어두운 것을 많이 안 했다. 그동안 안 했던 것에 대한 갈망이 '침입자' 시나리오를 읽고 생겼고 욕심이 났다.

- '침입자' 시사회 후 아쉽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 봤나.

▶ 영화를 시작하고 본 그 순간까지, 제 연기보다 무열씨 연기가 너무 멋있었다. 그 인상이 저에게 너무 강했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어가는 인물이 어떤 디테일과 포인트를 살려야 되는지 이 친구가 계산 했구나하고 감탄했다. 그래서 보면서, 제가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조금 더 무열씨와 대립관계가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 들었다. 원래 연기 잘하는 친구지만.. 정말 잘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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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효 / 사진=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 영화를 위해 살을 뺐다고.

▶ 저도 노력을 열심히 했다. 확실히 나이 드니까 살이 잘 안 빠지더라. 식단관리하고 스케줄 끝나고 집에 가서 10km 정도 꾸준히 뛰었다. 오후 6시 이후에 안 먹으려고 했다. 촬영하는 동안 살이 빠지니까 체력이 안되더라. 영화 후반에는 저녁을 먹었다. 가면 갈수록 점점 유진이스러워지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 하고 고민했더니 자연스럽게 빠지더라. 처음에 한 5kg 정도 뺐고, 후반부에 2kg 정도 더 빠졌다. 근데 촬영이 끝나고 나니 두 배로 다시 쪘다.(웃음)

- 10년째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 중이다. 송지효를 전 세계에 알린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고정된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은 안하는지.

▶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한다. 제가 원래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런닝맨'은) 그냥 제가 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나쁘다는 생각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 '런닝맨'이 준 긍정적인 효과는?

▶ 여러가지 엄청 많다. 프로그램 하면서 겪어보지 못한 환경도 겪었고, 오히려 '런닝맨'을 하기 전에는 어둡다는 이미지가 많았다. 저의 밝은 모습이 부각 됐다. '런닝맨'으로 밝은 이미지를 얻은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 배우 생활의 절반 이상을 '런닝맨'과 함께 했다. 프로그램과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클 것 같다.

▶생각해보면 30대를 다 그분들과 보냈고, '런닝맨'이라는 예능으로 30대를 보냈더라. 서른 살에 시작했는데 마흔이 됐다. 제 인생의 30대를 생각하면 '런닝맨'이 빠질수가 없다. 제가 그동안 참 많이 몰랐구나 어렸구나라는 생각을 '런닝맨' 하면서 많이 하게 됐다. 저에 대해서 많이 일깨워 준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저에 대해 알게 해준 것만으로도 가장 큰 것을 얻은 것 같다. '런닝맨' 멤버들과는 함께 한 지 10년이다 보니 서로 너무 잘 아는 것도 있지만 그분들로 인해서 제가 많이 바뀌어서 고맙다. 감사하고 미안한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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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지효 / 사진=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 작품을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 해보지 못한 것에 끌린다. 개인적인 성향 자체가 정체돼 있는 게 너무 싫다. 뭔가 조금이나마 내가 이걸 하고, 도전했을 때 얻는 게 있거나, 발전하는 걸 보면 즐겁다. 익숙한 것을 잘하는 것보다 어렵더라도, 부수고 새로운 거 하면서 느끼는 희열이 있다. 앞으로도 그럴거 같다. 바뀌면 죽는다고 하는데 안 바뀔거다.(웃음) 앞으로도 해야 될게 많고, 하고 싶은게 많다.

- 안해본 것 중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 제가 이런 말을 했더니 소속사 사장님이 너무 크게 웃으셨다. 그런데 청순가련한 것을 해보고 싶다. 신파도 해보고 싶고,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다 해보고 싶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다면 주저 없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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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침입자' 스틸컷


- 이제 40대 배우가 됐다.

▶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나이의 개념이 없다. 지금 제가 마흔이기 때문에 조금 힘든건 회복이 조금 더디다 이거지, 오히려 제가 할 수 있는게 더 많아져서 훨씬 더 좋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지금 많이 느끼고, 예전에 생각도 못한 것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며 들수록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받아들이는 것도 넓어지니까 연기에서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나이와 비례해 넓어지는 것 같다.

- 배우로서 그리는 40대의 그림은.

▶ 제가 40대 어떻게 지낼지 저도 궁금하다. 30대에 '런닝맨'이라는 장수프로그램을 10년 한 것도 좋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40대 때도 열심히 뭔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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