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세계' 심은우 "데이트폭력 겪지 않으면 모를 일.."[★FULL인터뷰]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민현서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05.30 14:00 / 조회 :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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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배우 심은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가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개성과 감정선을 잘 살려냈기 때문이다. 심은우(28)는 그런 '부부의 세계'를 통해 수혜를 톡톡히 입은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극 중 복잡다단한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는 미스터리한 인물 '민현서'로 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심은우를 만났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하나도 안 힘들어요. 하하." 이른 아침부터 인터뷰 일정을 소화했지만 환하게 웃으며 기자를 반겼다.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힘겹게 살아가는 민현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부부의 세계'를 준비하고 찍는 과정들이 진짜 많이 행복했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더라고요. 그래서 더 아쉽고 서운하고 야속하고, 보고 싶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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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민현서로 분한 배우 심은우 /사진='부부의 세계' 방송 화면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무너져 내리는 부부의 심리를 촘촘하게 그려내며 수준 높은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종영한 이 드라마는 JTBC 'SKY 캐슬'을 넘어 비지상파 채널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진가를 증명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드라마 종영 후 공개된 메이킹 영상을 통해 아쉬움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그는 "지나고 나서 (민)현서를 연기하던 그때를 회상하니 이상하게 울컥하더라"며 "원래 캐릭터에 잘 빠져나오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계기로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만큼 현서를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민현서는 극 중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김희애 분)의 환자였다.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 분)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해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으러 갔다가 지선우를 돕게 되는 인물. 시청자들은 끝없이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박인규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민현서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현서도 박인규도 분명히 과거 가정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봤어요. 상처 입은 사람이 상처 입은 사람을 볼 수 있으니까, 현서가 인규를 보면서 공감하고 어떤 연민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인규가 변화했으면 좋겠고, 물론 오류였지만 인규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바람들…그런 바람들이 현서의 어떤 과거에서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못 벗어난 게 아닐까 생각해요."

간접 경험이었지만 민현서를 통해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의 심정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 물어보니 실제로 데이트폭력을 당한 사례가 많아서 놀랐다"며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머리로만 이해하려고 했는데, 현서를 연기하면서 복받쳐 오르는 설움을 느꼈다. 현서가 처한 상황들을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 말했다.

실제 민현서처럼 어려운 상황을 겪는다면, 심은우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닥쳐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긴 한데…저도 현서처럼 신뢰를 중요시 생각하고, 사람을 잘 믿고 연민을 느끼긴 해요. 하지만 현서보다 좀 더 칼 같은 건 있어요. 그렇게까지 가진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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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배우 심은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민현서는 지선우의 든든한 조력자 중 한 명이었다. 불륜을 저지른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를 미행하며 지선우를 도왔다. 심은우는 '부부의 세계'에서 보여준 김희애(53)와의 특별한 '워맨스' 호흡에 대해 "선배님(김희애)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정말 까마득한 후배인데…선배님 먼저 연기 다 하시고, 제 부분을 찍는데도 100~200% 감정을 다 주신다. 정말 감동이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사실 초반에 1~3회차 나갈 때는 되게 떨렸어요. 선배님 앞에서 안 떨려고 연습 엄청 많이 하고 갔는데, 심장이 너무 두근두근 거리는 거예요. 그리고 촬영하고 돌아오면 되게 아쉬워하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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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배우 심은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민현서와 지선우의 연대는 둘만이 가진 공감의 힘에서 비롯됐다. "그런 놈하고 얽혀서 인생 낭비하고 싶으냐"고 묻는 지선우에게 민현서가 "사랑해서 그래요. 내가"라고 답하는 신은 심은우가 가장 인상 깊게 꼽는 장면 중 하나였다.

"다행히 그 장면을 초반에 찍었어요. 선우와 현서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생긴 걸 느꼈죠. 선우가 현서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둘의 관계성도 점점 다르게 발전이 됐어요. 그 이후로도 선배님과 연기하는 게 물론 긴장이 됐지만, 두려움보단 기대되는 떨림으로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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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배우 심은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박인규를 연기한 이학주(31)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부부의 세계'를 하기 전까지 아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나처럼 독립영화를 하다 온 오빠라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며 "첫 촬영도 낯설지 않게 편했다. 연기 합도 좋았다. 다시 만나면 '현실 남매'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규는 폭주 끝에 민현서에게 버림을 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현서 입장에서 보면 인규가 죽기까지는 원치 않았을 거예요. 그렇게 미워하고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도 나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한편으론 인규가 죽지 않으면 두 사람의 관계가 끝이 안 났을 것 같기도 해요."

심은우는 '부부의 세계' 종영 이후에도 활발히 방송 활동을 했다. 특히 '복면가왕', '런닝맨', '온앤오프' 등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며 달라진 입지를 증명했다. "예능 섭외가 많이 와서 많은 관심을 실감하고 있어요. '내가 예능에 나오다니…' 되게 특별한 일 같아요. 가족들도 작품에 나오는 것보다 더 좋아하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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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배우 심은우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2016년 SBS 드라마 '원티드'로 데뷔해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아온 그는 '부부의 세계'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다음번엔 돈 많고 못된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조금 나이가 들면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연아나 '너는 내 운명'의 은하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부부의 세계'를 통해 배우로서 존재 가치를 증명받은 것 같아 너무 좋았어요. 저를 응원하고 좋아해 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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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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