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 송지효가 김무열보다 크레딧 순서가 빠른 이유 [★비하인드]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05.30 13:00 / 조회 : 3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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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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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레딧에 이름을 먼저 올리는 건, 특별한 영예다. 전 세계 영화 중 유일하게 한국영화만 투자자들이 먼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지만, 본디 영화는 만드는 사람들의 것이다.

그렇기에 배우들 사이에서 크레딧에 이름을 누가 먼저 올리냐는 민감한 부분이다. 누가 그 영화에 주연이냐를 제작진이 선정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크레딧에 이름이 뒤로 밀린 배우가 홍보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체로 영화의 화자,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배우가 제일 먼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다. 비슷비슷할 경우 연기 경력, 이름의 가나다 순을 따지기도 한다.

'침입자'(감독 손원평)는 그런 점에서 눈에 띈다. '침입자'는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살던 서진에게 25년 전 잃어버렸던 동생 유진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다. 김무열이 서진 역을, 송지효가 유진 역을 맡았다.

'침입자' 오프닝 크레딧 이름 순서는 송지효, 김무열이다. 보도자료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도 배우 이름 순서가 송지효, 김무열이다. 즉 제작진이 정한 순서라는 뜻이다.

송지효는 영화 데뷔작이 '여고괴담3'(2003년)이요, 김무열은 '작전'(2009년)이다. 나이도 송지효(40)가 김무열보다 두 살 더 많다. 관례로 따지면 송지효가 김무열보다 크레딧 앞 순서인 것은 당연한 듯하다.

하지만 김무열이 '침입자'의 화자요, 송지효보다 영화 필모그라피가 화려하고 꾸준하다. 보통 이럴 때는 관행적으로 김무열을 크레딧 앞에 내세우기 마련이다. 바뀌고는 있지만 남녀 투톱 주인공일 경우 남성배우를 여성배우보다 크레딧 앞에 배치하는 충무로 관행과도 다르다.

여느 영화들이라면, 이런 크레딧 배치 문제로 속앓이가 있었을 법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매체 광고마다 배우 크레딧 순서를 다르게 하는 영화들도 적잖은 게 한국영화계 고질적인 시빗거리 중 하나다.

적어도 '침입자'는 크레딧 문제 때문에 속앓이는 없었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는 "'침입자' 화자는 김무열이지만 오랜만에 스크린에 주연으로 참여한 송지효와 그녀의 연기 변신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었다. 그래서 크레딧을 이렇게 정리했다. 김무열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무열 측은 제작사의 조심스런 요청에 흔쾌히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조심스러웠던 건 송지효였다. 송지효는 제작진의 이런 결정에, 그럼 엔딩 크레딧이라도 순서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그리하여 '침입자' 엔딩 크레딧의 배우 이름 순서는 김무열 송지효 순이다. 이렇게 뒤바뀐 엔딩 크레딧 이름 순서 때문에 후반 작업 업체에서 제작진에게 오류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문의까지 했다. 두 배우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남달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침입자'에서 김무열과 송지효는, 심리적인 서스펜스를 그럴 듯하게 그려냈다. 가성비 좋은 배우 김무열은 10kg이 넘는 감량을 하면서 영화의 중심을 잡았고, 송지효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익숙한 '멍지효'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서로를 배려할수록 자신이 높아진다는 법을 알고 있는 송지효와 김무열, 김무열과 송지효가 주연을 맡은 '침입자'가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색다른 영화 보는 즐거움을 선사할지, 6월4일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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