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남연우, 배우→연출로..치타와 첫 예능도전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5.31 11: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남연우 감독 /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가 엄마다워야 하고, 딸이 딸 같아야 하는 그 고정관념을 버렸다. 트랜스젠더, 외국인, 타투이스트, 미혼모. 틀리지 않고 그저 다를 뿐인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남연우 감독(38)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던 영화 '분장'을 통해 보여줬던 생각들을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 한 번 더 보여줬다.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를 나온 남연우 감독은 배우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본인이 직접 쓴 영화 '분장'을 통해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선보이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그 덕분에 '초미의 관심사' 메가폰을 잡게 됐고, 배우 남연우가 아닌 감독 남연우로서 관객을 만나게 됐다. 남연우 감독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초미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게 됐나.

▶ 처음에 레진 스튜디오가 여러 기획을 했다. 그중 편견에 관한 음악 영화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그때 치타가 쓴 데모곡을 듣고 영화와 맞겠다고 해서 이 영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레진에서 치타의 음악 뿐 아니라, 치타가 배우로도 참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그 뒤로 이 영화가 모녀 이야기로 발전됐다. 그리고 조민수 선배님이 아직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인데도 흥미를 갖고 합류하셨고, 스튜디오에서 연출할 감독을 찾다가 '분장'을 보고 저에게 제안해서 미팅을 했다. 그렇게 제가 연출로 영화에 합류하게 됐다.


-'분장'에서는 연기와 연출을 함께 선보였다. 그 동안의 필모를 보면 연출 보다 연기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어떻게 감독으로 합류하게 됐나.

▶ 저는 연출을 할 생각도 없었고, 제가 연기 없이 연출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 '초미의 관심사' 제안을 받고 제작사에 말씀드렸던 게 제가 꼭 영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는 꼭 연기 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이 다가올수록 부담감이 커졌다. '분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한 것도 있지만 연출과 주연을 함께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주연 배우가 따로 있고, 연출이 주가 되니까 부담과 책임이 너무 크더라. 그래서 촬영을 앞두고 연출만 하기로 했다. 아쉬움도 있지만, 연출에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은 좋았다.

-앞으로도 배우 아닌 감독으로서 계속 작업할 계획이 있나.

▶ '초미의 관심사' 촬영은 너무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배우에 대한 갈망이 아직도 크다. 그래서 앞으로도 연출만 할까? 생각 했을 때는 잘 모르겠다. '분장'처럼 연기도 같이 하지 않을까.

-처음에 '분장'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올 줄 알았다. 오디션 보고 나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캐스팅이 될 줄 알았는데, 매번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데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 연기는 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으니 갈증이 났다. 분량이 적더라도 끌고 나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 처음에는 제가 알고 있는 연출자에게 제안 했는데, 직접 해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연출과 연기까지 다 하게 된 작품이 '분장'이다.

image
남연우 감독 / 사진제공=트리플 픽쳐스


-연출자로 호평 받고 있는데, 여전히 배우로서 갈증이 더 큰 것 같다.

▶ 연출만 하겠다는 마음이 안 선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떤 주제를 다룰 때, 내가 이것을 제대로 잘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인 이슈든, 사건이든 아직은 제대로 아는지 잘 모르겠고 겁이 난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을 설득하며 나가는 작업을 제가 잘 할 수 있을지도 아직 걱정이 된다.

-조민수 치타와의 작업은 어땠나. 두 사람 다 '센' 캐릭터인데.

▶ 센 이미지의 두 배우가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 신선하고 흥미로웠지만, 저도 나가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생각 또한 이 영화의 주제처럼 저의 편견이었다. 두 배우 모두 다정다감한 배우들이라 촬영이 즐거웠다.

-영화 속 조민수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말도 안되는 캐릭터를 말이 되게 만들었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엄마와 딸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면 너무 진부하다. '엄마 같은 딸, 딸 같은 엄마'로 이야기 한 뒤 시나리오가 술술 풀렸고 조민수 선배님이 그 틀을 없애주셨다. 저도 시나리오 쓰면서 '이렇게 엄마가 철이 없어도 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비호감으로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조민수 선배님이 그 걱정을 없애주셨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조민수 선배님이 이 캐릭터를 흡수 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image
남연우 감독 치타 / 사진=스타뉴스


-치타는 맞춤 캐릭터를 입었다. '러브 필터'를 끼운 듯 굉장히 멋있게 나오는데.

▶ 연인이기 때문에 치타 배우에게 러브 필터를 끼우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순간 독이 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엄마 같은 딸을 상반되게 보여주려고 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치타씨가 이런 연기가 가능할까' 생각한 적은 있다. 촬영 하며 제가 디렉팅했던 것은 순간순간 들어오는 것을 표현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제가 담백한 연기를 좋아하는데 그게 진짜 어렵다. '액션' 했을 때 뭔가를 안하는게 어려운데, 치타씨가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때는 서로를 잘 몰랐던 때다. 치타씨 연기 칭찬을 들으면 연출로서 뿌듯하다.

-치타와 함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두 사람의 연애를 공개하고 있다.

▶ 저도 제가 예능을 해서 놀랐다. 원래 낯을 가리고 쑥스러움도 많이 탄다. 제 성격상 쉽지는 않은데, 최대한 솔직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치타가 예능을 통해 저를 자랑하고 싶고, 알리고 싶다고 말했는데 저 역시 같은 생각이다. 대중들은 치타의 강렬함, 시크함, 차가움 이런 이미지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그 반대지점의 모습과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그것들을 봐주시면 좋겠다.
기자 프로필
김미화 | letmein@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