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산책 10주년' 이 악문 日언론 "분노와 체념으로 물들었다"

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5.2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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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AFPBBNews=뉴스1
10년 전 오늘, 박지성은 일본의 성대한 월드컵 출정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언론은 '박지성 산책' 10주년을 맞이해 자국 대표팀의 현주소를 돌아봤다.

일본 축구전문기자 토츠카 케이는 24일 스포츠 전문잡지 '넘버'에 장문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그는 "10년 전 한국전 참패 이후 일본 대표팀의 행보는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 5월 24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을 한국이 드라마틱하게 망쳤다. 토츠카는 이날의 패배 이후 일본 축구가 변했고 갈 길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토츠카는 "오카다 감독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아시아의 한국도 월드컵 4강을 갔는데 일본이 못할 것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무난히 월드컵 본선 티켓을 땄다. 2009년 5월에는 칠레와 벨기에를 연파하며 세계 수준에 올랐다며 자아 도취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2010년 2월 동아시아컵 대회에서 한국에 1-3으로 패했다. 세르비아에게도 0-3 완패했다.

주춤한 일본은 5월 24일 해외파를 모조리 불러들였다. 하세베 마코토와 혼다 케이스케 등 정예 멤버로 한국을 잡기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

토츠카는 "5만 7000명이 운집한 경기장에서 일본은 한국에 저항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박지성에게 수준 차이를 절감했다. 0-2 패전에 핑계가 들어갈 여지는 없었다. 경기 후 경기장을 울린 야유는 분노와 체념의 색으로 물들었다"며 당시의 침통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토츠카는 이날을 기점으로 일본의 축구가 실리 위주로 변했다고 짚었다. 토츠카는 "로망을 버리고 현실로 변절했다"고 표현했다. 한국 팬들이 즐겨 표현하는 일본식 티키타카인 '스시타카'가 세계의 레벨에선 통하지 않는다고 자각한 것이다.

토츠카는 "일본다운 축구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싶었던 일본은 결국 이기기 위한 축구로 돌아왔다. 로망에서 리얼로의 변절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에 걸린다"고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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