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물" 故구하라 오빠, '구하라법' 눈물의 입법 호소[종합]

국회의사당=공미나 기자 / 입력 : 2020.05.22 11:52 / 조회 :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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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구하라 오빠 구호인 씨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구하라법'은 동생을 위한 마지막 선물입니다. 20대에서 법안이 통과가 안 되서 가슴이 아프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꼭 통과됐으면 좋겠습니다."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면 상속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구하라법'이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이에 가수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눈물을 흘리며 21대 국회에서 입법을 촉구했다.

22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구하라법' 입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구하라 친오빠인 구호인 씨와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이 함께 했다.

구하라법은 지난 3월 구호인 씨가 올린 입법 청원이다. 부모나 자식 등에 대한 부양 의무를 게을리한 자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달 3일 청원 17일 만에 국민 1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구호인 씨는 20여년 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친모가 구하라가 남긴 재산의 절반을 가져가데 부당함을 느끼고 청원을 하게 됐다.

앞서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심사소위)에서 구하라법에 대해 '계속 심사' 결정을 내렸다. 이날 심사소위가 20대 국회 마지막 회의였기 때문에 이 법안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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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구하라 오빠 구호인 씨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구호인씨가 '구하라법'을 발의한 이유는 사회에서 더이상 자신들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차기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소급입법의 원칙 상 구하라 측이 진행하고 있는 상속재산분할사건에는 해당 법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구호인 씨는 '구하라법'을 "동생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라며 "구하라는 이름처럼 우리 가족과 같이 살아온 많은 분들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입법 청원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친의 비상식적 행태를 폭로하고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구호인 씨는 "친모는 동생이 9살, 제가 11살이 될 무렵 가출해 거의 20여 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엄마라는 단어가 없었다"며 "동생은 겉으로 항상 씩씩하고 밝은 동생이었으나 항상 아프고 외로움을 탔다. 평생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던 트라우마와 싸우며 살아갔다"며 친모로 인해 받은 고통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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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故 구하라 오빠 구호인 씨와 함께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0대 국회에서 '구하라법' 대표 발의를 했던 서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는 입법되지 못했으나, 21대 국회에서 여러 의원님들과 함께 상의해서 '구하라법' 민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서 의원 "사회가 바뀌어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많아졌다. 친권이 박탈당하더라도 양육비는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또 다시 부모의 권리만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아이를 돌보지 않은 것은 아이를 방치하고 어려운 환경으로 몰은 범죄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떠나면서 더 아픈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구하라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호인 씨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구하라법'과 관련 부양의무를 해태한 경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노 변호사는 "이는 법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단을 통해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며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상속세 및 증여세법, 행정소송법 등 많은 법에서 '현저히'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고, '헌저히'의 의미는 판례를 통해 구체화 시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 변호사는 "'구하라법'이라는 화두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입법 통과를 촉구했다.

구하라는 지난해 11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현행 민법상 배우자 없이 사망한 구하라의 1순위 상속권자는 친부모가 되며, 친부와 친모가 각각 절반씩 상속받게 된다.

실제 구하라의 친모는 실제 변호인을 통해 구하라의 부동산 매각 대금 절반을 요구해왔다. 이에 구호인 씨는 지난 2월 친모를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 오는 7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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