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도 헬멧 써야 할까? 손혁 감독 "불편하겠지만 고민해봐야" [★이슈]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5.20 11:56 / 조회 : 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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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승헌./사진=롯데 자이언츠
투수 안전 문제가 KBO리그에 화두가 되고 있다. 골자는 투수 헬멧 착용 문제다.


롯데 자이언츠 이승헌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가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3회말 1사 1, 2루에서 정진호의 직선타에 머리 왼쪽을 강타당했다.

타구에 맞은 이승헌은 마운드에서 쓰러졌고 곧바로 충남대병원으로 후송됐다. 검사 결과 두부 미세 골절과 출혈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천만다행으로 수술은 피했다. 이 사고로 투수가 헬멧을 써야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문제가 대두 되기 시작했다.

수비 시 투수와 야수들은 보호 장비 없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은 똑같다. 하지만 거리 상에서 큰 차이가 난다. 투수는 타자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직선타 같은 빠른 타구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야수들은 거리가 있어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에 반면 투수의 공을 받아내야 하는 포수는 가장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다. 투수의 공, 타자가 친 파울 공 등에 맞을 확률이 높아 그만큼 부상당할 위험도 크다. 그래서 포수 보호 장비가 가장 많다.


투수들의 공을 쳐야 하는 타자들도 무릎, 팔꿈치, 종아리 등 보호대를 착용하고 타석에 선다. 최근에는 얼굴을 보호하고자 검투사 헬멧을 쓰는 선수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봤을 때 투수는 보호 장비 하나 없이 맨몸으로 나서는 셈이다.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고가 나왔던 만큼 투수의 보호 장비 착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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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키움 감독./사진=뉴스1


투수 출신인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지난 19일 SK전을 앞두고 "투수들도 수비 연습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투구 후에 곧바로 수비를 하는 훈련은 현실적으로 하기 힘들다. 탁구공이나 테니스공으로 반사신경을 늘리는 정도다"고 설명한 뒤 "투수코치 시절에도 투수들에게 주위로 오는 타구를 막으라고 했지 잡으라고 하지 않았다. 막을 때 타구가 글러브에 들어오는 게 잡는 것이다"고 먼저 반사신경 강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투수 보호 장비가 없는 것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투수용 헬멧이 개발돼 쓰는 선수도 있다. 다만 불편함으로 잘 착용하지 않을 뿐이다. 손 감독은 "사실 투수는 쓸데 없는 것까지 민감하다. 헬멧을 쓰는 건 불편한데다 밸런스에도 부담을 주고, 수비할 때 움직임에도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헬 멧을 쓰고 투구하려면 캐치볼부터 단계별로 올라가며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투수 보호 장비 착용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그는 "진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해설할 때도 타구가 머리 쪽으로 가면 깜짝 놀랐고 무서웠다. 머리는 정말 위험한 부위니까 보호가 필요할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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