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도 펄스나인? KT의 막강 화력은 '미친 9번' 배정대부터 [★분석]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5.17 20:48 / 조회 :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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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배정대. /사진=kt wiz
타율 0.361, 출루율 0.410, 장타율 0.500. KT 위즈 9번 타자 배정대(25)의 타격 성적이다.

9번 타순에는 보통 타격이 약한 타자들이 배치된다. 배정대는 9번 타자라고는 믿기 힘든 엄청난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KT가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숨은 원동력이다.

'가짜 9번'으로 번역되는 펄스나인(False 9) 전술은 본래 축구 용어다.

축구에서 등번호 9번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뜻한다. 펄스나인은 공격수인 척 하는 가짜 공격수를 뜻한다. 최전방에 있다가 슬며시 2선으로 내려와 상대 수비진 혼란을 유발한다. 진영이 흩어지면 그 틈을 다른 공격수가 파고들어 붕괴시키는 작전이다.

KT 배정대도 사실상 가짜 9번 타자다. 첫 번째 타석만 9번째로 들어갈 뿐이다. 타선이 한 바퀴 돌면 KT의 공격은 배정대부터 시작이나 다름 없다.

배정대가 살아 나가면 상대 투수는 물론 배터리와 내야진, 벤치까지 골치 아파진다. 심우준, 김민혁의 테이블세터로 공격이 이어진다. 배정대와 심우준, 김민혁은 모두 단독 도루가 가능한 발 빠른 자원이다.

여기서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면 곧바로 강백호, 유한준, 로하스가 기다리는 클린업으로 연결된다. 6, 7번도 황재균, 박경수가 버텨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KT는 17일 현재 팀 타율(0.311), 팀 OPS(0.857), 팀 득점(76점) 모두 2위다.

배정대는 지난해까지 주로 대수비 요원으로 출전했다. 발군의 수비 실력에 비해 방망이가 약했다. 그런데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급성장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스윙스피드가 17km나 증가했다고 한다.

김민혁, 로하스, 강백호로 굳어진 외야에 배정대가 틈을 만들었다. 이렇게 '강백호 1루수' 시나리오가 탄생했다. 1루수로 변신한 강백호는 11경기 타율 0.333, 출루율 0.392, 장타율 0.756, OPS 1.148, 4홈런의 완전 거포로 진화했다. 배정대가 자리를 잡아 외야 수비 안정은 물론 타선 짜임새까지 좋아졌다. 지금까진 완벽한 시너지 효과라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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