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화양연화' 유지태·이보영이 만들어낸 정제된 아름다움!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5.15 15:12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tvN


화양연화(花樣年華)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 말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0년 왕가위 감독이 연출하고 양조위, 장만옥 주연한 영화 '화양연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같은 날 한 아파트로 이사 온 두 남녀(양조위, 장만옥)는 각자의 배우자가 서로 외도하는 것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한 외로움으로 서로 사랑에 빠지지만 도덕적 관념으로 번민하다 헤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영화 '화양연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양조위, 장만옥의 그 애틋했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진흙탕 같은 불륜의 이미지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자제하며 끌리는 마음을 애써 거리두기 하는 두 남녀의 모습에서 애절한 감정이 전달되다보니 영화는 아름답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tvN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은 시작 전부터 영화 '화양연화(2000)'가 오버랩 되면서 아련하고 애틋하고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내용일 것이라는 기대감부터 생기니 말이다. 심지어 아련함과 애틋함이 없으면 실망할 것 같은 마음마저 든다. 그만큼 영화 '화양연화(2000)'가 드라마 '화양연화'에 미치는 영향이 은근히 컸다.


본의 아니게 영화 '화양연화(2000)'와 비교당하며(?) 시작 된 드라마 '화양연화'는 과연 어떨까? 여기엔 유지태(한재현 역), 이보영(윤지수 역)이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대학시절 첫사랑이었던 두 사람은 27년이 지난 후 우연히 재회하게 된다. 그 사이 두 사람의 상황과 처지는 너무도 다르게 바뀌어 있었다. 재벌가 사위가 되었으나 사랑이란 감정은 없는 채 성공만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유지태와 과거 부유했던 집안이 모두 무너지고 이혼녀가 된 이보영. 각자의 아들이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어느덧 마음이 과거로 돌아가고 있었다. 자신들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절과 마주한 두 사람, 하지만 결코 과거의 연인 사이로 지낼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애틋한 감정과 아련한 추억만 간직한 채 서로 깊게 다가갈 수 없는 사이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매회 두 사람의 모습이 안쓰럽고 쓸쓸하다.

물론 이러한 두 사람을 보고 누군가는 '불륜'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유지태는 무늬만 부부라 할지라도 엄연히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불륜'보다는 '첫사랑과의 안타까운 재회'로만 보여지는 것은 서로 매우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는 모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화양연화’는 기존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적인 사건들과 설정들이 거의 없이 유지태, 이보영 간의 감정선으로 스토리가 섬세하게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애틋한 감정들이 극의 전반을 끌고 나간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유지태, 이보영 두 사람의 연기 내공이 없었다면 '화양연화'는 생기를 잃었을 것이다. 오직 두 사람의 목소리, 눈빛, 얼굴표정, 몸짓 등의 섬세한 표현으로 모든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큰 동작이나 대형 사건으로 극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변화가 스토리를 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지태, 이보영은 딱 적임자였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냉철한 이미지로 양극을 오고가는 유지태의 연기과 감정은 절제한 채 눈빛과 표정으로 희노애락을 드러내는 이보영의 연기, 이 두 사람의 섬세한 연기가 있었기에 '화양연화'는 더욱 아름다운 시절을 애틋하고 담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 '화양연화' 유지태, 이보영 두 사람의 아름다운 감정 속으로 푹 빠지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