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어땠나? 박성현 "좀 심심해"-최혜진 "세리머니 애매"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5.15 14:10 / 조회 :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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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홀에 모여든 취재진./사진=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드디어 2020시즌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세계 최초로 열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선수들은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제42회 KLPGA 선수권대회는 시즌 첫 국내 대회다. KLPGA 역대 최대인 총상금 30억원에 박성현(27·솔레어), 이정은(24·대방건설)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동하는 선수들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보미(32·노부타그룹)와 안선주(33·모스버거) 등도 출전하는 등 참가 선수의 면면도 화려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데다 최근 다시 이태원발 확산 우려가 있어 대회 조직위원회는 방역에 최대한의 노력을 쏟았다.

또 대회 조직위는 감염 우려가 있어 이번 대회를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스포츠 종목에서는 팬들의 함성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갤러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지난 5일 시작된 KBO리그, 8일 개막한 K리그도 마찬가지. 대신 많은 수의 취재진만이 1번, 18번홀에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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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만 가득한 1번홀의 모습./사진=KLPGA
무관중 경기를 치른 선수들 모두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확실히 재미가 줄어들었다. 이날 버디만 5개를 잡아낸 배선우(26)는 "출발 전 선수 소개할 때나 좋은 샷을 날릴 때면 갤러리 분들이 박수 쳐주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 어색했다. 두 번째 샷을 날릴 때도 그린 주변 갤러리의 반응으로 공이 가깝게 붙었는지 뒤로 넘어갔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걸 알 수 없었다"면서 "그냥 연습 라운드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멋쩍어했다.

조아연(20·볼빅)도 마찬가지. 그는 "어색했다. 좋은 플레이에 갤러리들이 환호로 화답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환호가 없으니 볼이 핀에 붙었는지 몰랐고 직접 그린으로 올라가서 확인해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박성현(27·솔레어)은 "첫 번째 홀에서 놀랐다. 카메라도 정말 많았고 기자들도 많아서 갤러리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좀 심심한 느낌도 있으면서도 신선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미국에선 우승 조에 있지 않은 이상 갤러리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도 한국에 올 때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재밌게 플레이했는데 덜 신나는 느낌이긴 했다"고 돌아봤다.

손이 무안해진 선수도 있었다. 보통 퍼팅을 마무리한 후 갤러리들을 향해 모자에 손을 올리거나 팔을 들어 인사를 하는데 갤러리가 없어 그 행동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안송이(31·KB금융그룹)는 "나도 모르게 손을 올리려다 멈칫하게 되더라. 좀 무안해졌다"고 말했다.

최혜진(21·롯데) 역시 "첫 홀에서 버디를 했는데 세리머니하기가 애매하더라. 이글 퍼트를 넣고도 나 혼자 좋아했다"고 되돌아봤다.

무관중 경기 경험이 있는 이보미(32·노부타그룹)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보미는 지난해 10월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스탠리 레이디스 대회서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무관중 경기를 했다. 이보미는 "그때와 비슷하게 오늘도 조금 외로웠다. 그래도 동생들과 플레이하면서 위로 삼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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