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순위 조작..시청자 들러리" 제작진, 징역 3년 구형[★NEWSing][종합]

연출자 안준영PD "정의롭지 않은 과정 통해 얻은 결과 결국 무너져..반성·후회"

서울중앙지법=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05.12 13:05 / 조회 :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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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안준영PD(왼쪽)와 김용범CP /사진=뉴스1


검찰이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로 기소된 제작진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12일 사기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범CP, 안준영PD 등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김CP와 안PD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이모PD에 대해선 징역 2년을,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에 대해선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개인 이익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지만 '국민 프로듀서'라면서 지극히 개인적 생각으로 데뷔 멤버를 조작하는 발상을 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시청자는 들러리로 생각하는 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CP와 안PD 변호인은 순위 조작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면서도 개인 이익을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니라며 연계기획사로부터 부정청탁은 받지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CP는 이날 최후 진술을 통해 "나에게 큰 상처를 입은 국민과 연습생들, 오명을 뒤집어쓴 회사와 선후배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매일 기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CP는 "목사의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회사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관리한 위치였으나 후배들을 제대로 인도하기는커녕 모든 사람들에게 지탄받는 피고인이 되어 이 자리에 나와 있다"며 "이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평생 갚아나가며 살겠다"며 용서를 구했다.

안PD도 "나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상처 받은 시청자, 회사 관계자 분들, 누구보다 연습생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안PD는 "내가 한 모든 행동이 다 좋은 결과를 위한 일이라고 위안하며 나 자신을 속였다"며 "과정이 어찌 됐든 결과가 좋아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 스태프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이런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원망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의롭지 않은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는 아무리 좋더라도 결국 무너지게 돼 있다는 걸 가슴에 새기면 살겠다"며 "막연히 친분 관계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동료 매니저 형 동생들과 술자리 가진 점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며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그런 오해의 자리를 갖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오른쪽 다리를 깁스한 채로 목발을 짚고 재판에 참석했다. 그는 "며칠 전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며 "아파서 너무 고통스럽고 큰 흉터가 남는다고 한다. 이번 사건 역시 내 삶의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았으면 한다. 이 흉터를 보며 다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PD 역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모든 분들게 상처를 드려서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고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함께 기소된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도 "많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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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김CP와 안PD 등은 '프로듀스' 시즌 1~4 데뷔 멤버를 임의로 정해 순위를 조작,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라고 칭해 문자투표 요금을 받고 부당 이익을 취하고 특정 연습생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안PD는 연습생의 방송 편집들을 유리하게 해달라는 등의 청탁을 받으며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수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는다.

앞서 '프로듀스' 시즌4인 '프로듀스X101'은 지난해 7월 종영과 함께 시청자 생방송 문자 투표 등을 통해 그룹 '엑스원'(X1)으로 데뷔할 연습생들을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유력 주자가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투표 결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Mnet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팬들이 창설한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는 제작진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김CP, 안PD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듀스X101'과 '프로듀스48'의 순위를 조작한 것을 인정했다.

한편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29일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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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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