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多" 방송가 15인이 체감한 코로나19 後 변화②[포스트코로나]

[코로나19 그 후-방송]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5.12 13:30 / 조회 : 3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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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MBC, SBS


코로나19가 국내를 잠식한지도 벌써 5개월째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발 소식이 들려오더니, 1월 한국도 감염국가로 확산됐다. 이 무렵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와 모임이 본격적으로 자제됐고, 재택근무가 확대됐다. 촬영, 인터뷰,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 미팅, 회의 등 거의 모든 활동이 집단으로 이뤄지는 방송가도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드라마, 예능 등의 모든 신작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는 온라인 형식으로 바뀌었다. 면대 면 인터뷰는 화상통화, 서면으로 변형됐다. KBS 2TV '배틀 트립', tvN '더 짠내투어' 등의 여행프로그램은 각국의 출입국 제한으로 국내여행으로 대체하거나 존폐위기를 겪었다. KBS 2TV '뮤직뱅크', '불후의 명곡', '유희열의 스케치북', MBC '쇼! 음악중심', '복면가왕' SBS '인기가요', JTBC '슈가맨3', TV조선 '미스터트롯',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의 음악프로그램은 무관객 형식으로, KBS 2TV '1박2일', MBC '놀면 뭐하니?', '끼리끼리', SBS '맛남의 광장' 등 시민을 만나거나 집단 촬영이 위주였던 방송은 소규모 혹은 개인 촬영 형식으로 일부 포맷이 바뀌었다. 드라마 종방연 또는 시청률 공약 같은 행사도 비공개 또는 극히 소규모로 진행하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3월 22일부터 시작돼 한 차례 진행,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 다소 완화된 형태로 16일간 연장됐다. 그러나 감소 중이던 국내 확진자 증가 추세가 다시 상승, 해외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방송가 분위기는 여전히 경직돼 있다. 2020년 상반기가 코로나19로 얼어붙어버렸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한이 끝난 현 시점에서, 스타뉴스가 코로나19 사태로 체감한 방송가의 변화를 물어봤다. 기획 설문에는 방송국 PD·관계자 6명, 방송 홍보사 대표 5명, 배우·방송인 소속사 관계자 4명을 포함해 총 15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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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TV조선, MBC


◆방송가 新도입 언택트 행사·촬영

코로나19 이후 방송가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온라인 제작발표회와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7명, '무관객 음악프로그램'이 4명, '집단촬영보다 개인촬영 콘셉트'가 3명, '드라마 종방연과 행사 간소화 및 취소'가 한 명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는 제작진과 배우만 한 자리에 모여 사전에 서면으로 던진 기자들의 질문에 마이크로 대답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방법이다. 앞서 영화계에서 많이 진행했던 '네이버 V라이브 토크', '카카오톡 관객과의 만남 라이브채팅'이 방송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응용된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때, '1대 다', '다대 다'가 비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으로 생중계를 적용한 것은 영리한 방법이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답한 눈컴퍼니 성현수 대표는 "온라인 제작발표회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궁금한 부분의 해소가 다소 아쉬운 것 같다"면서 "시대가 변하는 것 같다는 큰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무관객 음악프로그램'을 꼽은 익명의 모 PD는 "음악프로그램에서는 공연자와 관객석이 함께 호흡하며 무대를 진행하는 것이 시너지를 내고 방송에서는 객석 리액션과 가수의 감정적인 부분을 포함한 무대 분위기를 잘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식인데 이 부분이 불가능하게 된점은 치명적이라고 본다. 수많은 관객이 참여해 환호하고 함께 공감하는 공연프로그램의 기본적인 변화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집단촬영보다 개인촬영 콘셉트'를 선택한 김영도 KBS PD는 "제작 단계에서 적은 스태프로의 촬영 및 대민 접촉이 적은 프로그램을 선호할 수 있다. 이는 촬영 취소 및 불방의 요소를 사전 차단 등으로 해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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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온라인 기자간담회, SBS '킹덤', KBS 2TV '영혼수선공' 온라인 제작발표회 영상 캡처


◆온라인 제작발표회, 온라인 기자간담회

그렇다면 방송가에서 변화된 것들의 향후 진행 가능성을 보자.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제작발표회,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10명이 '그렇다', 5명이 '그렇지 않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선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서 쓸 수 있는 방법인데, 그 외의 상황에선 진행의 편리성과 돌발 상황 방지 차원으로 도입해 볼만하다는 반응들이 있다. 다만 TV방송처럼 쌍방향 소통보다 일방적 전달이 한계로 있을 수 있다.

향후 온라인 간담회 도입을 긍정적으로 본 모 홍보사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대가 도래,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다양한 미디어적 접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고 필요성과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쉘위토크 심영 대표는 "온라인 진행의 경우 예산 및 스케줄의 투자를 줄일 수 있겠다"고 했다. 김영도 KBS PD는 "적은 예산을 들여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으며 배우 및 제작진의 스케줄에 맞춰 진행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모 PD는 "오히려 기존 제작간담회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일반인도 참여하게 하는 등 아이디어가 많아져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는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송뿐아니라 영화나 공연 등도 이제는 매체를 통한 전달만이 아닌 대중에 대한 비대면 온라인 홍보가 활성화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SM C&C 최수진 팀장은 "온라인 행사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모 기획사 관계자는 "면대면으로 만나뵙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온라인 간담회가 다시 현장 대면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이윤화 MBC PD는 "제작발표회는 중요한 홍보 포인트이고 현장 분위기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범 MBC 에브리원 센터장은 "코로나19의 경험으로 적은 케이스에서 온라인을 활용할 수는 있겠으나 대면 활동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모 PD는 "온라인 제작발표회나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따른 보다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고, 온라인 생방송 등 시청자와의 소통은 오프라인 행사 시에도 병행 가능하다"고 했다.

◆화상 및 통화 인터뷰

간담회보다 소규모인 인터뷰는 어떨까. 코로나19 이후에도 화상 및 통화 인터뷰를 진행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9명이 '그렇다', 6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만나는 시공간의 제약이 덜하고 배우가 다수의 기자들 앞에서 극도로 긴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뷰의 결정적 의미가 퇴색되고 질문 전달 과정에서 중간 전달의 단계가 늘어나 번거로워지는 등 단점도 있다.

온라인 인터뷰의 가능성을 본 모 PD는 "기존에도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는 화상 통화, 인스타 라이브 등이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전화통화 같은 류의 커뮤니케이션은 프로그램에서 직접적인 대면 인터뷰와는 다른 쓰임새와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쓰일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PD는 "지금도 전화 인터뷰나 서면 인터뷰를 하느 경우가 많은데 서면인터뷰는 글을 쓰고 작성해야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해 힘든 부분이 있지만 글을 쓰면서 스스로 다시 한 번 보고 수정이 가능해서 좋은 점이 있다. 화상이나 통화인터뷰도 나름대로 기자와의 소통이 더욱 늘어나는 부분이라서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모 홍보사 대표는 "케이스 별로 시간적,공간적 제한을 받지 않고 많은 인터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기 때문에(어떤 컨디션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너무 신인배우이거나 신인 프로그램은 안되겠지만)이런 방식은 실험적으로 발전 시켜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최근 매체가 굉장히 많아진 점도 고려하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답했다.

'대면 인터뷰'를 선호한 답한 와이트리 노윤애 대표는 "화상 및 통화인터뷰는 스태프들이 중간에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3HW 이현 대표는 "아무래도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욱 생생한 정보를 전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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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대한민국의학한림원-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간 점검 온라인 생중계 현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코로나19 언제까지?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모든 현장에서 손소독제와 마스크 착용이 준수된다. 이에 더해 법원 등에서 1미터 이상 물리적 일정 거리 간격 두기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비롯한 '질병 예방' 차원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수칙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2차적으로 종료되고, 확진자 증가 추세가 다소 누그러든 상황에서 언제부터 코로나19 예방수칙이 완화될지 전망해 봤다.

코로나19 예방 체제(손세정제, 마스크 착용, 일정 거리 확보)가 언제까지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올해 안' 8명, '세 달 안' 4명, '내년까지' 3명으로 나타났다. 한 달 안이나 아주 가까운 시일내로 전망한 이는 없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백신 소식도 없는 터라 아직까지는 국내에서도 이 질병의 종식을 장기적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내년'을 답한 모 PD는 "언제든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을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방송 제작 환경의 특성상 수많은 외주 업체들이 다수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때문에 거줄처럼 얽혀 있어 어느 정도 사회적 경계심이 누그러진 후에도 현재 수준의 관리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안'이라고 전망한 PD는 "아직 상황이 어찌될 지 알 수가 없지만 초유의 팬데믹 상황이고 사실상 전세계가 대유행과 혼란을 겪고있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계속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되고 감염이 줄어들고 상황이 호전돼서 마음놓고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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