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출퇴근 없어져서 노래도 안듣는다①[포스트코로나]

[코로나19 그 후-가요]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0.05.11 08:32 / 조회 : 8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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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2월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MAP OF THE SOUL:7 컴백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재진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은 어마무시했다. 거의 대부분의 업계에서 경제 활동이 올스톱됐고 사람들은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코로나19가 2020년 상반기 가요계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다. 컴백 신고를 앞뒀던 가수들은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모두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했으며 팬 쇼케이스 역시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일부 가수들은 개인 SNS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풍경도 그려졌다.

다행히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사태는 'K-방역'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모범적인 방역 사례로 꼽힐 정도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아가는 흐름을 보였다. 해외 유입 확진자 이외에 국내에서 발생된 확진자의 수는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철저한 예방 행동 수칙 실천, 의료진의 발 빠른 대처 등도 코로나19 안정화에 한몫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확실하게 끝났다고 보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지만 가요계는 언제든지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이전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다려질 만큼이나 코로나19의 위력은 엄청났다.

◆ 2020년 상반기 가요계, 연기되고 취소됐다

2020년 상반기에만 국내 주요 인기 가수들의 컴백 공연이 연기되거나 관련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은 2020년 이미 짜놨었던 월드투어 스케줄에 대한 전면 재조정에 들어가야 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콘서트 'MAP OF THE SOUL TOUR'의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본 투어는 전 세계 스태프들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글로벌 물류 시스템 가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을 포함해 상황이 다소 개선된 일부 국가, 지역, 도시들이 있지만 이를 근거로 곧바로 투어를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전체 투어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향후 새롭게 일정을 수립하기로 무거운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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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4월 28일 오후 2시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유튜브 오리지널 시리즈 'TWICE: Seize the Light'(트와이스: 시즈 더 라이트) 공개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의 해외 콘서트도 '멈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월 서울 콘서트 취소에 이어 3월 도쿄돔 콘서트 역시 연기됐다. 특히 일본 공연이었던 트와이스는 일본의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까지 겹치면서 울상을 지어야 했다. 트와이스는 오는 6월 '모어 앤 모어' 국내 컴백과 7월 '팡파레' 일본 컴백도 확정 공지하며 일단 팬들을 달랬다.

이외에도 강성훈 김우석 이성진 태연 NCT DREAM 뉴이스트 모모랜드 젝스키스 정태춘 박은옥 백예린 김진호 김재중 보이스퍼 V.O.S 에이스 먼데이키즈 백지영 우주소녀 엠씨더맥스 지코 박주원 태민 더보이즈 이장희 마마무 (여자)아이들 신승훈 온앤오프 태사자 슈퍼엠 성시경 등이 컴백 활동과 맞물려 준비했던 공연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뮤직 페스티벌과 인기 해외 스타들의 내한공연의 경우 대부분 사실상의 무기한 연기 공지가 많았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작업했던 할시의 내한공연을 비롯해 케니지 루엘 미카 그린데이의 코로나19 여파 연기가 전해졌었다.

해외 인기 페스티벌 및 시상식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제는 4인조로 활동을 재개할 준비를 앞뒀던 톱 아이돌그룹 빅뱅의 4월 첫 컴백 무대로 관심을 모은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과 2020 빌보드 뮤직어워드의 연기 소식이 대표적이었다. 두 행사 모두 추후 일정에 대한 확정 공지가 뜨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 출퇴근 사라져 스트리밍 수요도 '감소'

코로나19는 국내에서 점차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예방 안전수칙 실시 등의 국가적 지침이 진행되며 서서히 안정세로 돌아섰다. 국내 확진자 및 사망자 수의 감소세가 눈에 띄었고 4월 이후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확진자의 비중이 커지거나 이마저도 수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특히 많은 관객들이 모여서 관람하는 형태의 여가 문화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중단을 피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극장가와 공연장 등을 찾는 이들의 횟수가 줄어들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의 안정세와 맞물려 자가격리를 참지 못하고 밖에 나오는 일부 젊은 세대들의 클럽 등 유흥업소 출입 등은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극장가의 경우 특히 해외 로케이션이 예정됐던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촬영이 연기되거나 제작진의 해산 등의 소식이 들려오면서 신작 개봉 감소에도 영향을 줬고,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이미 개봉을 했던 인기 영화들의 재개봉 사례가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음원 차트에서의 영향도 분명 있었다.

가온차트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2020년 상반기 기준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수는 이전 시점보다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사실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오히려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코로나19 이슈로 타격을 입었을 시점을 2월부터 3월 말까지로 따져봤을 때 수치상으로는 스트리밍 사용랑까지 15% 정도 줄었다고 보면 됩니다. 평소에 스트리밍이 피크를 찍는 시간대가 출퇴근 시간인데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출퇴근을 하는 회사원의 수가 줄어들다 보니 결국 출퇴근 시간대 스트리밍 사용 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팬덤이 많은 아이돌 가수의 음원의 경우 감소 폭이 크진 않은 정도입니다. 이 수치는 가온차트 기준 가장 많이 재생되고 있는 400곡을 기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스트리밍 사용량 변화와 관련한 다른 의견도 있었다. 음원 사이트 지니 관계자에 따르면 지니차트의 2020년 1분기(2020년 1월~2020년 3월) 스트리밍 건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20년 1월이 전년 동월 대비 17%가 증가한 것을 비롯해 2월에는 16%, 3월에는 13%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관계자는 "사용자 대부분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예전에는 스마트 기기 하나로도 음악을 들었지만 집에서는 AI 스피커 등 여러 기기들을 사용해서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진 것이 스트리밍 횟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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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콘' 포스터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공연 재개? '랜선 콘서트' 새 패러다임 급부상

오프라인 공연의 올스톱은 온라인 라이브 공연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다. 이른바 '랜선 콘서트' 또는 '방구석 콘서트'라는 이름의 공연이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방탄소년단은 공연 취소로 인한 팬들의 아쉬움을 '방방콘'으로 달랬다.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를 통해 개최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BTS LIVE CONCERT WEEKEND, 방방콘)는 방탄소년단의 무료 콘서트 시리즈이자 코로나19 사태로 자가격리 조치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시점에 방탄소년단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내놓은 콘텐츠. 이미 여러 플랫폼을 통해 멤버들의 일상을 공개해왔던 방탄소년단이었기에 팬들과의 이러한 소통은 자연스러웠다.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3월 세계 피아노의 날을 맞아 마티아스 괴르네와 슈베르트 가곡을 연주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조성진은 "베를린에서 살면서 이러한 콘셉트의 공연도 내게 좋은 기회가 됐다. 관객 없이 이렇게 라이브를 하는 건 처음이었는데 나중에는 정말 콘서트를 하는 것처럼 에너지를 느끼게 됐다"라며 "도이치 그라모폰 세계 피아노의 날 라이브 스트리밍에도 참여했는데, 이것도 집에서 피아노를 치는 걸 보여주는 건 처음이었고 피아노를 조율한 지 오래돼서 피아노 소리가 조금 아쉬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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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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