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발끈 풀자 피 쏠려...' 이영하, 질끈 묶고 아픔도 잊은 '혼신투'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5.07 11:32 / 조회 :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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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사진=뉴스1
"오늘 수훈 선수 인터뷰는 이영하로 하겠습니다."


승리 투수가 된 이영하(23)가 취재진 앞에서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최주환(32)이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피가 안 통할 정도로 이영하의 질끈 묶은 스파이크 끈 때문이었다.

두산 이영하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6⅓이닝(96구)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투구 속에, 속구 최고 구속은 150km/h까지 나왔다.

이 승리로 이영하는 2018년 8월 2일 LG전 이후 잠실 17연승에 성공했다. 또 LG 상대로 개인 통산 9경기에 등판, 7승(무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하며 천적의 면모를 재차 보여줬다.

당초 3선발이 예상됐던 이영하였다. 그러나 두 번째 선발로 나선 것에 대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는 본인을 1선발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웃은 뒤 "플렉센을 3선발로서 좀 더 편안하게 등판시키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영하는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후 이영하는 취재진과 인터뷰에 직접 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이싱을 하는 관계로 취재진 앞에 서지 못했다. 두산 관계자는 "신발 끈을 너무 세게 조여 매 투구 마치고 신발 끈을 풀자 피가 다리 쪽으로 쏠리면서 발이 부었다. 부기를 빼는 아이싱을 하느라 인터뷰에 나서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관계자는 "경기 도중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크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붓기만 빠지면 괜찮을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각오가 남달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이영하는 값진 시즌 첫 승을 거두고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지 못 했다. 대신 그는 구단을 통해 "개막전에서 패해 꼭 이기고 싶었다. 오랜만에 정식 경기에 등판해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아 초반에 고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박)세혁이 형이 리드를 잘해줬고, 야수 형들이 공수에서 많이 도와줘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것에 대해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6회 상황(무사 만루에서 2실점)에 대해 "형들 수비 실수가 아니라 내가 선두타자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것이기에 내 잘못이다. 그것보다는 형들이 좋은 수비를 해준 덕분에 이닝을 잘 막아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인사했다.

이영하가 발의 아픔도 잊고 혼신의 힘을 다한 투구를 펼치며 팀에 값진 첫 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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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잠실 LG전에서 7회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는 이영하(오른쪽).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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