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1사 3루 상황, 두산 최주환(오른쪽)이 투런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스1 |
두산 베어스는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양 팀은 올 시즌 1승 1패를 기록했다.
경기에 앞서 김태형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대한 질문에 망설임 없이 곧장 "오늘은 최주환이 2루수로 나선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2루수 포지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재원은 두산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주장이다. 경기 중 내야진을 리드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늘 선수단에 기운을 불어넣으며 파이팅을 외친다.
그러나 전날(5일) 개막전에서 오재원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7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개막전을 마친 뒤 같은 2루 포지션인 최주환은 마치 시위라도 하듯이 그라운드에 따로 남아 훈련을 소화했다.
5일 개막전을 마친 뒤 그라운드에 남아 나머지 훈련을 하고 있는 최주환. /사진=김우종 기자 |
그런 그가 6일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최주환은 간절함이 몸에 밴 경기력을 보여줬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 그는 LG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달아나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공격만 잘한 게 아니었다.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오지환의 타구를 힘껏 뛰어오른 뒤 낚아채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엄청난 제자리 점프를 보여주며 LG 공격의 흐름을 완벽하게 끊었다. 비록 6회 라모스의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한 뒤 8회 오재원으로 교체되긴 했지만,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 뒤였다.
김 감독은 2루 기용에 있어서 특별한 원칙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오재원이 김재호와 수비를 함께할 때 무게감이 더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주환이 나가면 공격에서 힘이 붙을 수 있다. 또 경기 후반 대타 요원으로 준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무력 시위를 펼친 최주환이 앞으로도 두산의 2루 자리를 계속해서 꿰찰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