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캐스팅' 주연 배우들 모두 굿캐스팅!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5.01 13:15 / 조회 :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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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굿캐스팅' 포스터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어떤 기운이나 흐름이 있다. 아등바등 노력하고 애써도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최선을 다했을 때 운도 따르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면서 일이 술술 풀릴 때가 있지 않은가. 그 흐름은 점점 더 좋은 기운으로 상승되면서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러한 흐름이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엔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좀 더 풀어 설명하면,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 초반에 상승세를 타야만 그것이 끝까지 이어진다. 바꿔 말해 초반에 화제성이든 시청률이든 둘 중 하나를 잡지 못하면 반등을 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봤을 때 SBS의 새로운 월화 드라마 ‘굿캐스팅’은 이미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굿캐스팅’은 대한민국 슈퍼우먼들의 스파이 대작전이라는 큰 명제로 시작된 드라마다. 국정원에서 한참 전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는 여자들이 어쩌다 현장 요원으로 차출되고, 위장 잠입을 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액션 코미디 드라마다. ‘과거’ 날고 기던 전설의 요원 이었던 여자들이 주인공이기에 카리스마 넘치는 정통 첩보액션물이 아니라 생존본능에 충실해서 악착같은 근성으로 투혼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물이다.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은 ‘과거형 인재들’을 서로 팀웍으로 똘똘 뭉치는 원동력이 되면서 분명 미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사이다 코믹 액션물이 될 테니까.

때문에 여기서 중요한 것은 뭘까? 극본, 연출, 배우의 삼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가 부족해도 완벽한 드라마가 되긴 힘들다. 이렇게 따져볼 때 ‘굿캐스팅’은 과거형 인재들이 다시 뭉쳐 국정원 임무를 수행한다는 코믹한 설정과 대본이 뒷받침되었고, 연출 또한 코믹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하나는? 그렇다, 바로 배우들이다.

여기 과거 국정원의 전설이었던 인물들에 최강희, 김지영, 유인영이 뭉쳤다. 어떤 연기든 천의 얼굴로 변신하는 최강희는 이번엔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국정원 요원으로 변신했다. 김지영은 또 어떤가? 뽀글머리(?)로 보험설계사를 하고 있던 그녀는 청소부 용역직원으로 위장취업해 적진으로 들어간다. 국정원 직원이라고 했을 때 상상할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고 냉철한 여성요원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동네 마트에서 흔히 마주치는 평범한 가정주부인데 국정원 정보요원이 되었는데, 김지영은 이 역할에 딱이다. 때로는 천연덕스럽고 때로는 어설픈 코믹 역할은 그녀에게 마치 맞춤옷처럼 잘 맞는다. 마지막 요원이 유인영 역시 연기 변신을 했다. 늘 도도하고 차가운 도시 여자의 대명사였던 그녀는 여기서 순둥이 요원으로 나온다.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국정원의 사무직으로만 근무했던 그녀가 현장요원으로 투입된 것이다. 그러니 어떻겠는가. 작전수행만 앞두면 심장박동수가 급상승해 청심환에 의지하지만, 그런데도 어설픈 실수를 한다.

자, 이처럼 어딘가 하나씩 부족하거나 혹은 너무 과한 요원들이 뭉쳤으니 작전 중에 실수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실수를 어떻게 수습할까?, 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작전 성공의 유무보다 오히려 더 심장이 쫄깃해진다. 이것은 과거의 영화를 누렸던 여자들이 다시 재기하길 바라는 마음까지 한껏 끌어올리는 효과까지 가져온다.

그럼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굿캐스팅’의 최강희, 김지영, 유인영이 아닌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한다면 누가 좋을까, 하고. 코믹하고 천연덕스러운 이 역할을 할 만한 여배우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만큼 적격인 배우들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굿캐스팅’의 배우들이 ‘굿캐스팅’일 수밖에.

'굿캐스팅' 최강희, 김지영, 유인영의 좌충우돌 보는 재미가 쏠쏠한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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