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0.13' 고우석, '155km'까지 나오는데... 대체 왜 흔들리나 [★현장]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4.28 05:13 / 조회 : 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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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LG가 키움에 2-1로 앞선 9회말. LG를 대표하는 클로저 고우석(22)이 등판했다. 고우석은 마운드에 올라서자마자 허정협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정음마저 3구 삼진 처리했다. 순식간에 투아웃. 승리가 눈앞에 잡히는 듯했다.

그런데 고우석이 갑자기 흔들렸다. 후속 8번 박동원을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6구째 볼넷을 내줬다. 유리한 볼카운트 1-2를 잡고도 연거푸 볼 3개를 던졌다.

무관중 경기 속 키움 더그아웃의 함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고우석이 여기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일까.

이제 김규민 차례. 근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김혜성. '베테랑' 이성우 포수가 한 번 마운드로 올라갔다 왔다. 그러나 김혜성에게마저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11연속 볼, 이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최일언 LG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고우석을 다독였다. 여기서 키움은 대타 이정후를 내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여줬다. 결국 승자는 키움이었다. 볼카운트 1-2에서 이정후가 고우석의 한가운데 속구(151km)를 통타, 2타점 역전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렸다.

고우석이 흔들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4일 SK와 연습경기(홈)서는 1이닝 1피안타(1홈런) 2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SK 김창평에게 우월 홈런포를 얻어맞았다.

류중일 LG 감독은 27일 키움전을 앞두고 "필승조의 페이스가 올라와야 한다. 점수를 안 준다기보다는, 이 기간에는 원래 많이 두들겨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평인가? (고)우석이를 상대로 홈런을 치더라"고 이야기했다. 류 감독에게 꽤 깊은 인상을 남긴 듯했다.

LG는 필승조 정우영 역시 연습경기 2경기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하다. 고우석은 3경기서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13(2⅔이닝 3실점 3자책) 3피안타(1홈런) 6볼넷 4탈삼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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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도 헌신한 고우석. /사진=뉴스1
LG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고척 키움전에서 고우석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5km까지 나왔다. 하지만 속구 제구가 흔들리자 슬라이더의 위력도 반감됐다. 키움 타자들은 고우석이 공을 손에서 뿌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볼이라고 판단하고 쉽게 대처해 나갔다.

고우석은 올해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새 구종을 장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자신 있는 '투 피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타자들이 속구를 노리고 들어오는 가운데, 속구 제구마저 안 된다면 승부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날도 슬라이더는 너무 빨리 아래로 떨어졌고, 속구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진 적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너무 많이 던진 여파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고우석은 2018년 56경기에서 67이닝, 2019년에는 65경기에서 71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80으로 흔들렸다. 여기에 2019 시즌을 마친 뒤에는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프리미어12 대회도 누볐다. 데뷔 3년 차에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한 번에 쌓은 그였다.

LG가 올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고우석이 필요하다. 이미 팀 선배 정찬헌은 "LG 마무리는 고우석"이라며 후배에게 힘을 실어줬다. 고우석이 연습경기 부진을 이겨내고 정규시즌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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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오른쪽)과 유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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