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밀 로저스. /사진=CPBL 공식 홈페이지 |
로저스는 17일 대만 타이중 저우지 야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스와 2020 대만 프로야구(CPBL) 시즌 4번째 경기(홈)에 선발 등판, 7이닝 6피안타 1볼넷 1몸에 맞는 볼 11탈삼진 1실점(1자책)의 괴물투를 펼쳤다.
팀은 로저스의 호투를 앞세워 6-1로 승리했다. 3연패에서 탈출한 중신 브라더스는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로저스의 평균자책점은 1.29가 됐다. 총 투구수는 121개였다.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로저스는 지난 2015년 한화 이글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 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해 8월 LG와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따낸 뒤, 다음 KT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외국인 투수가 KBO 리그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건 당시 로저스가 최초였고, 그해 KBO 리그를 평정했다.(2015 시즌 10경기 6승 2패 4완투 3완봉 평균자책점 2.97)
2015년과 2016년 한화, 2018년 히어로즈에서 뛴 그의 3시즌 KBO 통산 성적은 13승 9패 평균자책점 3.58이다. 2018 시즌 불의의 부상으로 한국 무대를 떠난 그는 멕시코 리그와 도미니카 윈터 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대만 리그에 입성했다.
현재 대만프로야구는 무관중 리그로 치러지고 있다. 중계 영상에 따르면 휑한 경기장 속에서 중신 구단 마스코트 코끼리와 치어리더가 홈팀을 뜨겁게 응원했다.
로저스에게서 예전과 같은 150km 광속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7회 110구를 넘긴 상황에서도 141km의 구속을 보여줬다. 또 특유의 각도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했다. 대만 타자들의 방망이가 그의 변화구에 수시로 끌려 나왔다.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친 로저스는 5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했다. 그러나 위기는 여기까지였다. 6회에는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 범퇴 처리한 뒤 7회까지 책임졌다. 경기 후 MVP에 뽑힌 그는 손 하트를 날리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 후 MVP에 선정된 로저스가 손 하트를 날리고 있다. /사진=CPBL 영상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