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리틀빅픽쳐스, '사냥의 시간' 합의 뒷이야기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04.17 09:23 / 조회 : 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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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스틸


리틀빅픽쳐스의 완패다. 리틀빅픽쳐스는 '사냥의 시간'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표 명의로 콘텐츠판다에 공식사과했다. 그야말로 백기를 들었다.


16일 오후 리틀빅픽쳐스는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첫 머리부터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로 시작했다. 이어 "무리한 진행으로 '사냥의 시간' 해외 세일즈사로 1년여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하였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판결을 받았습니다"라고 적시했다.

리틀빅픽쳐스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합니다"라고 밝혔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보도자료 및 인터뷰 등을 통하여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여,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NEW의 기업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하여 콘텐츠판다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사과합니다"라고 전했다.

사과와 반성뿐 아니라 감사까지 전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사냥의 시간'이 다시 넷플릭스에 공개될 수 있도록 한국영화산업을 위해 개별 바이어들과 신속하고 합리적인 협상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동시에 입장문을 발표한 콘텐츠판다는 여유로웠다. 콘텐츠판다는 첫 머리에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께 깊은 양해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시작했다.


이후 과정을 설명하고 "최선을 다하여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 콘텐츠판다는 "'사냥의 시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이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10일 긴급회동을 가졌다. 변호사들을 동반한 회동에서 대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콘텐츠판다가 가장 민감하고 가장 우려했던 건,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압박한다는 프레임이었다. 콘텐츠판다 뿐 아니라 모회사 NEW도 대기업이 아닌 데다가 법원까지 이중계약의 피해자로 판단했는데도 마치 가해자처럼 몰아가는 일각의 주장들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집을 팔아달라고 해서 중계업자가 열심히 노력해서 계약까지 했는데 다른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준다는 이유로 앞선 계약을 파기하지도 않고 덜컥 더 많은 돈을 준다는 곳과 계약한 셈"이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인데 대기업이 힘없는 중소기업 괴롭힌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 콘텐츠판다가 상당한 합의금을 요구할 것이란 루머도 조심스러워했다. 이에 양측은 모든 협상이 완료돼 공식입장을 발표할 때까지 일절 외부에 관련 사안을 알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리틀빅픽쳐스가 입장문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라고 적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콘텐츠판다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다"라고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양측이 합의를 하면서 '사냥의 시간'은 조만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당초 '사냥의 시간'은 지난 10일 넷플릭스에서 전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리틀빅픽쳐스와 콘텐츠판다의 '사냥의 시간' 법적 분쟁,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독점 공개는 한국영화계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 때문이기도 했지만 극장과 OTT서비스간 과도기에서 벌어진 분쟁이기도 한 까닭이다.

이제 '사냥의 시간'에 대한 평가는 시청자들의 몫이 됐다. 과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냥의 시간'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이래저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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