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부부의 세계' 원작의 방향을 그대로 따를까?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4.10 14:15 / 조회 : 2960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JTBC


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이다. 이제 겨우 4회 방송을 했을 뿐인데 시청률 상승세가 무섭다. 매회 시청률 갱신을 하며 6%로 시작해 4회째엔 14%를 기록했다. 바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이렇게 상승한 요인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면 우선 배우와 소재를 말할 수 있다. 여주인공인 김희애에 대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JTBC 초창기 '아내의 자격'으로 JTBC를 전국구에 알린 일등공신이자 '밀회'에서는 유아인과 스무 살 차이 나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애절한 로맨스를 보여 준 장본인이며,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늘 화제가 되었던 인물 아닌가. 그러니 주연 김희애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일단 '믿고 보자' 생각할 수밖에.

다른 요인은 '불륜'이라는 소재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는 한 절대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불륜' 아니겠는가. 금기시 된 사랑이기 때문에 자극적이요, 그러다보니 일단 시청하게 된다. 특히 불륜은 (비록 간통죄는 없어졌다고 해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불륜남녀를 손가락질 하며 지켜보든 '밀회'나 '아내의 자격'처럼 오히려 불륜 남녀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이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일단 초반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가 '어떻게 될지' 하는 부분에 있다.

'부부의 세계'는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다. '닥터 포스터'는 '영국판 막장이다', '아니다 명작이다'라는 평가가 있었던 작품이기에 '부부의 세계'가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다고 하니 '과연 어떻게 리메이크될까' 궁금할 수밖에 없다. 원작과 '부부의 세계'의 초반 상황을 비교해 보면 기본적인 설정은 비슷하다. 제목처럼 여주인공의 직업이 의사라는 설정, 젊은 여성과 불륜 관계인 남편, 특히 이 드라마의 압권 장면으로 꼽힌 남편의 불륜상황을 지인들이 모두 숨겨줬다는 설정은 같다. 그러나 디테일한 설정과 스토리의 당위성에 있어서 '부부의 세계'가 '닥터 포스터'보다 앞선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드라마 분량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닥터 포스터'는 시즌1, 2로 방영되었지만, 각 시즌별로 5회씩, 총 10부작이므로 우리나라 드라마 한 시즌보다 더 짧은 분량이다. 즉 16부작으로 예정 된 '부부의 세계'가 원작보다 거의 1.5배가 더 긴 분량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디테일한 상황과 설정이 더 추가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부부의 세계'에서 앞뒤 상황과 주인공 심경 변화에 당위성이 원작보다 더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남편과 불륜 여성의 관계가 밝혀지는 과정이 좀 더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김희애가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데 있어 훨씬 더 섬세한 감정선이 느껴진다. 또한 김희애(지선우 역)와 한소희(여다경 역), 즉 본처와 불륜녀 간의 팽팽한 기싸움, 남편 박해준(이태오 역)에 대한 김영민(손제혁 역)의 질투나 김희애에 대한 채국희(설명숙 역)의 질투 등의 감정을 예민하게 보여주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본질을 더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에서는 남편의 불륜 사실, 아내의 배신감과 복수에 대해서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부부의 세계’에서는 이들 부부를 둘러싼 주변인물의 감정까지 더 깊게 파고들어 간다. 그래서 초반의 상황만으로 어떤 작품이 웰메이드냐 묻는다면 '부부의 세계'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제부터 중요한 건 앞으로의 스토리다. 스포일러 때문에 원작의 내용을 자세히 공개할 수 없지만 작가 마이크 바틀렛은 그리스 로마 신화 '메데이아'(Medeia)에서 영감을 받아서 집필한 것이 힌트가 된다.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에게 버림받은 배신감과 복수심 때문에 두 자녀를 죽여 남편에게 뼈아픈 상실과 고통을 안긴 복수의 화신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결론이 짐작 되시는가? 메데이아와 완전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부부의 문제 때문에 화살은 결국 아이에게 돌아가는 상황으로 결말을 맺는다.

그렇다면 '부부의 세계'는 원작과 완전 같은 결말을 갖게 될까? 아니면 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까? 이 결과에 따라 최종 웰메이드는 어떤 작품이 될까? 좀 더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 '부부의 세계' 원작을 보았다면 비교하는 재미가, 안 보았다고 해도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