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격리 형평성? 어쩔 수 없죠" 아쉬움 삼킨 손혁 감독 [★이슈]

고척=박수진 기자 / 입력 : 2020.03.31 05:26 / 조회 :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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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키움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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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테일러 모터(왼쪽부터),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손혁(47)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최근 이슈로 떠오른 외국인 선수들의 자가 격리 방침에 대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손혁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질문에 "다른 팀도 똑같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 그냥 선수들을 믿는 것밖에 없다. 선수들도 최대한 몸을 잘 만들어오겠다고 약속했다. 알아서 잘 준비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2주간 자가 격리를 실시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입국을 늦춘 LG, 한화, 삼성, 키움, KT가 이에 해당한다.

키움 역시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 야수 테일러 모터가 지난 26일 입국했으나 훈련에 합류시킬 수 없었다. 코로나19 1차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았지만 잠복기를 고려해 추가 2주 동안 숙소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이 조치를 두고 현장 지도자들은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투수의 경우 캠프에서 끌어올렸던 투구 수와 구속 등이 원위치되기 때문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뒤늦게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이 정상 훈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손혁 감독의 목소리에서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투수 출신인 그는 "사실 공을 던지지 않고 2주 동안 대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수 입장에서는 몸이 근질근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신체 밸런스 붕괴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이고 그동안 캠프서 몸을 잘 만들어놓은 부분도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손 감독은 "두 명의 외국인 투수들에게 정상 공보다 약간 무거운 웨이트볼과 튜빙(고무 밴드)을 이용해 최대한 투구 감각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캐치볼 수준의 효과가 나올 것 같다. 타자인 모터는 다른 팀 투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손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100%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막전에 임하게 되는 시나리오도 써놨다. 3이닝만 던지거나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방법, 1~2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뒤 선발로 나서는 방법 등 여러 방안을 구상해놓은 상태다. 그만큼 머리 속은 복잡하다.

한편 KBO는 31일 10개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실행위원회를 통해 외국인 선수 격리 방침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현 상황을 볼 때 극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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