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계리. /사진=WKBL |
본인이 원해 팀을 옮긴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은행에서 보낸 첫 시즌은 '대만족'이었다. 강계리는 3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처음에 이적했을 때는 화가 나고 분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매일 울고 불며 하루를 보냈다. 9월까지는 복잡한 마음이 잡히지 않아 고생했는데, 이제는 하나은행이 원래 제 팀인 것처럼 느껴진다. 팀을 옮겼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나은행은 20대 선수들이 많은 젊은 팀이다. 덕분에 강계리도 편하게 팀에 적응했다. 강계리는 "경기 중에 동료들끼리 많은 얘기를 나눴고, 숙소에서도 즐겁게 지냈다. 체육관 밖에서도 재미 있었다"며 "최근에는 팀 전체가 (강)이슬(26)이 아버님께서 운영하시는 가게를 방문해 함께 식사했다. 술 한 잔 들어가서 그런지 동료들의 실제 성격을 알 수 있었다"고 호호 웃었다.
코트 안에서도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강계리는 "색깔이 다른 선수들과 뛰어보니 정말 재미있었다"며 "특히 강이슬과 함께 뛰면서 감탄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와' 소리가 나오는 선수가 3명 있었다. 삼성생명의 (배)혜윤(31) 언니, 신한은행의 (김)단비(30) 언니, 그리고 강이슬"이라고 칭찬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강계리는 "강이슬은 슛이 엄청 좋다. 이슬이가 상대 수비만 잘 제친 상황이라면, 제 패스를 받고 '골을 넣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강이슬 같은 선수와 함께 뛰면서 '값진 경험을 했다'고 느꼈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강이슬(맨 왼쪽)과 강계리(헤어밴드). /사진=WKBL |
주전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강계리는 "출전시간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이 많이 뛰는 경기가 있어도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시즌 내내 멘탈을 잡기 위해 노력했는데, 제가 다른 선수들 보다 언니여서 그런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마친 강계리는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내달 1일부터 협상에 들어간다. 강계리는 "강이슬이 처음에는 다른 팀으로 떠나라고 장난을 쳤는데, 지금은 같이 하고 싶다고 얘기한다"고 웃으며 "첫 FA여서 떨리고 설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