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박사'=조주빈 포함 조직? 공무원 가담 가능성[★밤TView]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3.29 00:29 / 조회 : 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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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박사'가 조주빈 한 명이 아닌,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른바 '팀 박사'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은밀한 초대 뒤에 숨은 괴물-텔레그램 '박사'는 누구인가?'라는 부제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불법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조주빈을 추적했다.

조주빈과 '박사방' 일당은 고액알바를 미끼로 접근해 협박과 강요로 잔인한 범행 수법을 일삼았다. 피해를 본 이들은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밝혀진 것만 최소 74명이었다. '박사방' 이용자는 성착취 영상 유포 및 구매자들을 포함 최대 26만 명이라고 추산되고 있다.

조주빈은 지난 경찰 조사 후 언론에 깁스를 하고 머리에 상처가 난 모습으로 나타나 의아함을 자아냈다. 조주빈은 조사를 받을 당시 볼펜을 삼기고 유치장 세면대에 머리를 찧으며 자해를 했던 것.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경장님, 김웅 기자님께 죄송하다.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정성 없는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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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세 달 전 성 착취 피해자인 한 여성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박사'와 연락을 했다"며 '그알'에 피해 사실을 제보했다. 경찰에 신고를 하려했던 피해자는 "새끼손가락을 얼굴 옆에 댄 포즈를 요구했다. '일베' 포즈가 있듯이 '박사의 노예'라는 여자들을 지칭하는 포즈다"라고 했다. '박사'방 회원들은 피해 여성을 '노예'라 불렀다.

'박사'는 고액의 유료방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노예 영상을 보내줄 수 있다며 더 많은 고액을 내면 연예인의 자료도 보내줄 수 있다고 유도했다. '박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박사방'을 운영, 경찰의 추적이 힘든 가상화폐로 이용자와 은밀하게 거래했다.

정부가 지난해 소라넷 등 성착취물 사이트를 집중 단속하자 사이트 관련인들은 또 다른 사이트인 'AV 스눕'의 '고담방'을 만든 후 이용자들을 텔레그램으로 안내했다. 그 중심에서 관리를 했던 이는 '감시자'였다. 이 사건을 초반에 접했던 한 제보자는 "'갓갓'이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를 사칭해서 피해자에게 해킹 링크를 보내 SNS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진짜 해킹을 해 협박을 했다"고 제보했다.

한 박사방 이용자는 '그알' 제작진의 방문에 "근데 왜 저한테 피해를 주시냐. 방은 궁금해서 들어갔다. 150만 원 주고 들어갔다고. 나한테 예의가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박사'는 이용자들에게조차 돈을 받으면서 정보를 유출하며 '박제'를 하곤 폭군처럼 행동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잠을 잘 못 잔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고액 아르바이트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며 연락이 왔다. 새끼손가락을 얼굴에 붙이고 조금이라도 인증을 해달라고 하더라"며 텔레그램으로 이동해 '고객'을 만나게 됐다고 했다. 피해자는 "처음엔 셀카를 보냈는데 가슴 사진을 보내달라 하더라. 내가 그만하겠다고 했더니 내가 보냈던 사진을 보이더니 '5, 4, 3, 2, 1 유포 시작'이라며 더 심한 노출 영상을 요구했다"고 했다. 박사의 직원은 피해 여성을 직접 찾아가 폭행을 했다고도 알려졌다. 피해자는 "여자가 피떡이 된 사진을 보여주면서 '너도 이렇게 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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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박사와 공범 3명이 검거됐지만, 박사의 추종자들은 "박사로 잡힌 조주빈은 박사를 대변해 채팅을 주도하던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조주빈이 박사라면 매일 24시간 동안 접속해 있어야 말이 되는 상황. 그러나 조주빈의 로그인 내역은 그렇지 않았다.

조주빈의 친구는 "검거 전에 너무 태연했다. 평소와 바뀐 게 없었다"며 제작진이 '조주빈이 텔레그램을 하고 있던가'라고 묻자 "나와 있을 때는 휴대폰을 잘 하고 있진 않았다"고 했다. '박사방'은 '박사'의 직원인 '부따'가 운영하고 있었다. '박사방' 이용자들의 채팅방에선 조주빈 또한 '부따'처럼 직원 중 하나일 뿐이란 말도 나왔다.

진짜 '박사'는 최대한 나서지 않았고, 조주빈과 '부따' 등 직원을 이용해 방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것. 진짜 '박사'는 '박사방'을 통해 자서전을 쓰기도 했으며, 문법과 경제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했다. 전문가들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연령일 것이라 추정했다. 25세 조주빈의 나이와는 차이가 많이 났다.

조주빈의 친구는 "여자와 연락하는 걸 서툴어했다. 어릴 때 많이 가난했고 부모님이 이혼했고 어머니를 안 좋아했다. 아버지에게 맞고 자랐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주빈과 '박사'는 '도덕'이란 주제에 대해 글을 다수 남겼다. 또 다른 친구는 "(조주빈의)말투가 40대 아저씨 같다. 우리끼리 '조 사장'이라 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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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박사'는 '갓갓'과 채팅하던 중 '갓갓'이 '장애'를 언급하자 불같이 화를 내며 "장애인 모욕하지 마"라고 한 흔적이 발견됐다. 조주빈의 친구는 "평소 키 컴플렉스가 있었다. 제대 후 자기가 '키 크는 수술을 했다'고 하더라. 그러고서 엉기적 걷더라"고 했다. 조주빈의 군 동기는 "그때 당시에 자기(조주빈)가 '여자 학생'을 유린하고 군에 들어왔다고 했다. 여자애가 고등학생 때부터 1년 동안 몸캠 노예를 부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내 이전 주소를 모두 알고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한다"며 박사가 피해자의 주민번호만으로 개인의 신상정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동사무소 직원이나 공익근무요원 같은 공공기관에서 신원조회를 한 흔적이 발견됐다. 공무원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제작진은 '박사'가 단 한 명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고, 그들을 '팀 박사'로 불렀다.

'박사'는 과거 다크웹을 통해 'POP1332'란 아이디를 통해 "공무원을 찾는다"는 구인공고 글을 올린 바 있다. 전문가는 "자기 스스로도 다른 사람들과 왜 충분하게 사회생활을 못하는 지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중인격장애를 언급했다. 수사대는 "조그만 권력을 행사하면서 인정 욕구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박사'는 조직일 가능성이 높았다. 가상화폐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도 껴있을 가능성이 나왔다. 이들은 수사기관을 혼란시키기 위해 '박사방'에 가짜 계좌를 올리기도 했다.

피해자는 "이 사람들만 잡았다고 해서 사건이 끝나는 게 아니다. 방에 있던 사람들, 유포자들 모두 잡혀야 진짜 이 사건이 끝나겠다.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 가운데 '박사'의 고액방은 사라졌지만 흔적은 남아있다. '박사'는 해커들과도 거래하며 비트코인 흐름의 흔적을 지우려는 돈 세탁 노력까지 했다. 전문가는 "많은 계좌 중 굵직한 한 계좌를 중심으로 이용자를 알 수 있다"고 성착취 범행 가담자 모두의 추적 가능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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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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