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주 격리' 강력 조치 KBO "국가 재난, 형평성 따질 때 아냐" [★이슈]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3.29 06:50 / 조회 : 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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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내 10개 구단 현황판. /사진=한동훈 기자
외국인 선수들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5개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실시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개막 직전 훈련 2주 중단은 치명타다. KBO 고위 관계자는 2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다. 형평성을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등 5개 팀은 2월부터 3월 초까지 각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종료 후 외국인 선수들을 고향으로 보내줬다.

당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한창 창궐하던 시기다. 외국인 선수 가족들이 한국에 오기엔 어려웠다. 구단들은 차라리 선수들을 고국에 보내준 뒤 개막에 맞춰 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3월 중순이 지나며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은 확산세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반면 북미와 유럽에서 급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이에 구단들은 개막 2주 전 소환 계획을 취소하고 비행기 표를 구하는 대로 외인들을 불러들였다. LG 윌슨이 22일 복귀한 것을 시작으로 KT 23일, 삼성 24일, 키움과 한화 외인들은 26일 입국을 완료했다. 이들 전원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초 음성 판정을 받은 외인들의 팀 훈련 합류를 허락했던 KBO는 지난 26일 저녁 갑작스럽게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각 구단에 외국인 선수들의 2주간 자가 격리 방침을 통보한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해외 유입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27일 0시부터 미국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은 2주 간 자가 격리를 하게 된다"고 검역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구단 입장에선 당혹스런 조치다. 전문가들은 투수의 경우 2주를 쉬면 훈련 시계가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한다. 현 시점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밟는다면 4월 7일부터 시작되는 연습경기 출전을 시작으로 4월 말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2주 공백이 끼면 다시 몸을 만드는 데 4주는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투수 출신의 이강철 KT 감독은 "1주일만 쉬어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2주 (격리가) 지나면 4월 6일부터 훈련이 가능한데, 그러면 공은 그 2주 뒤에 던질 수 있다. 4월 말에 개막하면 그 때 투입은 어렵다"고 안타까워 했다. 류중일 LG 감독 역시 "개막을 다시 늦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KBO는 이 사안에 대해 31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논의할 방침이다. KBO 관계자는 "일단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가 우선이다. 재난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KBO도 정부 방침에 발 빠르게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2주를 쉰 외국인선수들 때문에 개막을 또 늦추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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