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안보현 "닭목 비트는 신, 8시간 촬영했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3.24 08:00 / 조회 : 6672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안보현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리안 조커'가 나타났다. 배우 안보현(32)이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악과 고독의 끝을 달리는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박새로이(박서준 분)가 드림팀을 꾸려 '단밤' 포차를 성공시킨 '히어로'였다면, 장근원(안보현 분)은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돼서까지 박새로이와 가문의 앙숙, 연적으로 얽힌 '빌런'이었다.


그 가운데 장근원은 15년 이상 오수아(권나라 분)만 짝사랑 해온 순정파였다. 알고보면 장회장(유재명 분)에게 버림 받고 배 다른 동생 장근수(김동희 분)에게 차기 회장 자리를 뺏긴 설움 많은 인물이기도 했다. 장근원이 뒤틀린 악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던 서사는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안겼다. 광기 어린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안보현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안보현은 2016년 영화 '히야'로 데뷔, 드라마 '태양의 후예', '별별 며느리', '숨바꼭질', '그녀의 사생활' 등에 출연했다.

'이태원 클라쓰'는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작품.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배우들의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 소화와 이태원이라는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배경, 개성 강한 스타일 등이 시청자로부터 사랑 받았다.

이에 '이태원 클라쓰'는 최고 시청률 16.5%로 'SKY 캐슬'에 이어 JTBC 역대 시청률 2위를 차지했다. TV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지수에서는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드라마 부문과 배우 화제성 지수에서 4주 연속 1위 등을 올킬했다.

image
배우 안보현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태원 클라쓰'가 21일 16.5%의 시청률과 함께 종영했다.

▶팬심으로 볼 때 몇 회 더 길게 했으면 좋않을 것 같지만 유종의 미를 잘 거뒀다. '이태원 클라쓰'로 너무 큰 사랑, 대단한 반응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간절한 작품을 끝내니 뿌듯하고 배우로선 악역을 처음 해보는 것이었는데 감독님과 작가님, 유재명 선배님 등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청률도 이 정도로 부응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작품과 캐릭터에서 부담감도 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나와서 행복했다.

-'이태원 클라쓰'가 시청자들에게 뜨겁게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시기가 적절했던 것도 있겠다. 박새로이의 삶이 10대부터 30대까지의 서사를 다루면서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공감대를 준 것 같다. 롤모델처럼 보고 성장하고 싶은 느낌을 많이 줬다.

-장근원 역이 악의 중심에 있어 시청자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하다.

▶'이태원 클라쓰' 원작을 잘 봤다고 요즘 말로 '띵작'(명작)이라고 하더라.(웃음) 가족들이 내 연기를 어떻게 봤을지 걱정했는데 방송 이후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좋아하더라. 링크도 보내주고 카톡도 자주했다. 사실 우리 엄마가 9회까지는 장근원 역에 대해 내 아들이 연기한 거라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10회 이후에 동정 여론이 쏟아지니까 내 사진으로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해놓으시고 주변에 '장근원이 내 아들이었다'고 밝혔다 하더라.

-'코리안 조커' 장근원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부자 수트핏'을 만들고 싶어서 몸을 많이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내 머리에 대해 '수어사이드' 조커를 따라한 게 아니냐고 하던데 그건 아니었다. 노력한 만큼 근원이와 싱크로율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극 초반엔 워낙 악랄함이 세서 장근원이 단순 악역으로 소모될까봐 걱정했다.

▶웹툰을 봤을 때 다른 캐릭터들은 다 전사가 있었다. 근원이는 거기서 전사가 없었다. 10부에서 근원이의 전사가 그려졌는데 그는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랐던 사람이다.

image
배우 안보현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장대희 역을 맡은 유재명과 부자 관계를 연기했다.

▶'이태원 클라쓰' 중 이슈화되고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셨던 신들에서 장회장과의 신이 많았다. 너무 좋아하던 선배님과 부자 관계로 나온다는 게 좋았다. 닭모가지 비트는 신, 기자회견장에서 우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 실제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이 극중에서 한 번도 소리를 지르지 않았는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스모그를 뿌린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했다. 장회장 배역이 너무 잘 맞아떨어졌고 원작과의 싱크로율도 너무 좋았다. 진짜 빌런의 끝판왕이었다.

-닭모가지를 비트는 신의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콘티를 보고 이 장면을 어떻게 촬영을 할 지 궁금했는데, 만화와 똑같이 준비하셨더라. 그 신만 8시간을 찍었다. 닭을 콘트롤해야 해서 오래 걸렸는데 공을 들인만큼 잘 나왔다.

-젊은 세대의 출연자들이 많이 출연했다. 현장 분위기에 적응하기 쉬웠겠다.

▶나는 '장가'라는 곳에서 비교적 떨어져 촬영하는 일이 많았지만 '단밤' 친구들의 분위기가 좋았다. 카톡방과 사적인 자리를 가지면서 서로 친해질 수 있었는데 한명씩 끝나면서 시원섭섭해하는 게 너무나 느껴졌다.

-오수아를 해바라기처럼 짝사랑하는 모습으로 순정파 연기도 보여줬다.

▶권나라는 걸그룹 이전에 배우로서 먼저 작품을 봤다. 오수아란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렸다. 외적으로도 잘 어울렸고, 감독님도 엄청 고민했던 역할인데 싱크로율이 너무 잘 맞았다. 새로이와 붙지 않고도 적대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잘 해줬다.

-한 여자를 15년이나 짝사랑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안보현의 연애 스타일은?

▶시청자들 사이에선 박새로이와 장근원이 '혼전순결'이란 말도 있더라. 장근원은 뽀뽀도 한 번 안 했다고, 박새로이는 두 여자 사이를 오가니까 그나마 나았다고 하더라.(웃음) 근원이가 겉보기만 센척 하는 아이였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도 이성을 오래 보고 오래 연애하는 편이다.

image
배우 안보현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동희와는 이복 형제로 만났다.

▶드라마가 정말 잘 짜여진 것 같다. 근수도 초반에 많이 안 붙었는데 엄청난 관계로 보이게끔 만들어졌다. 실제론 동희가 동생으로서 전화통화도 하고 우리 집에 오면서 고민상담도 하며 친해졌다.

-학창시절 안보현은 어떤 학생이었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복싱 운동만 했다. 체육고등학교에 진학을 해서 국립고에 다녔는데, 모든 사람들이 운동을 한 학교여서 운동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실제 형제 관계는 어떤가.

▶7살 차이 나는 여동생이 있다. 내가 어릴 때부터 기숙사에 있으면서 운동하고 무서운 오빠였을 텐데, 동생이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동생이 서글서글한 성격이어서 내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채워준다. 어른이 되고서 더 소통하고 친해진 것 같다.

-안보현에게 '이태원'이란 장소는 어떤 의미인가.

▶예전엔 친구들과 강남, 신사에서 많이 모였는데 점점 이태원을 자주 많이 갔다. '이태원 클라쓰' 이후 친구들이 말하길, 나는 나쁜 역할을 해서 아마 이태원에 가면 시비 걸릴 거라고 하더라.(웃음) 친구들이 자기들은 이태원에서 할로윈 때 장근원처럼 올백 머리를 할 거라고 했다.

image
배우 안보현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16년 영화 '히야'로 데뷔해 5년차 배우가 됐다.

▶공식적으로 2016년 3월 10일 데뷔해 최근 딱 5년째가 됐다. 연기는 항상 재미있다. 작품 할 때마다 너무 좋았는데 이번 작품에선 특히 모든 게 다 맞아떨어진 것 같다. 이번 작품 역시 너무 간절했고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장근원 역 이후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

▶많은 분들이 아직 나에 대해 모를텐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것 같다. '그녀의 사생활'에서 남은기 역 이후 팔색조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재미있다. '얘가 걔였어?'란 말을 듣는게 재미있고 다음 작품도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싶다. 또 극 중에서 짝사랑을 많이 했다 보니 사랑을 받아보고도 싶다.

-운동을 하다가 배우로 뒤늦게 전향한 케이스다. 과거의 이력이 안보현에게 어떻게 작용하는 것 같나.

▶운동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강해지기도 했지만, 끈기를 자부할 수 있게 됐다. 연기도 버티는 게 중요하더라. 지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앞서 참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겠다. 주변에서도 나와 같이 연기를 시작하고 힘들어한 사람들이 많다. 쉽게 포기할 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감사한 건, 집에서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열린 마음으로 기대려주셨다는 거다.

-마지막으로 '이태원 클라쓰'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너무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악역을 했지만 내가 다 받아들이기 버거울 정도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우 안보현에 대해서도, 다음 작품도 궁금해하시더라.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