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유랑마켓', 중고거래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더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3.20 13:17 / 조회 :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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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최근 여러 아름다운 현상 중에 무엇이 있는지 묻는다면 ‘중고거래’를 꼽고 싶다. 중고라고 해서 사용하지 못한 정도로 낡은 것도 아니요, 후진 물건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필요한 것을 잘만 고르면 깨끗하고 괜찮은 물건을 고를 수 있다. 한 두 번 밖에 사용하지 않는 전자 제품이나 선물로 들어와서 중복되는 물건들, 혹은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아이용품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중고거래는 직접적으로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자원 낭비, 환경 낭비를 줄이는 사회적인 효과까지 있다.

그래서 첫 회 방영하지마자 눈에 띄었던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Jtbc의 ‘스타와 직거래-유랑마켓’이다. ‘유랑마켓’은 서장훈, 장윤정, 유세윤이 MC로 매회 한 명의 연예인 집으로 찾아가 그(녀)가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 종류가 중복되어서 새것인 채 그대로인 물건 등을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에 올려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예인 입장에선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나누는 즐거움이 있고, 구매자 입장에선 스타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특별한 경험을 가지게 된다.

‘유랑마켓’을 시청하게 되는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스타의 물건이 뭘까? 매회 방문하는 연예인 집 구경과 더불어 어떠한 물건을 내놓을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스타의 집 거실, 주방, 방, 장소마다 어떤 물건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하고, 스타의 물건, 혹은 그의 배우자나 자녀의 물건 중엔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물건들이 무엇일지 보는 재미가 일단 쏠쏠하다.

둘째, 서장훈, 장윤정, 유세윤이 어떤 물건을 픽(pick)할까? 스타가 중고거래를 원하는 물건들 중에서 세 명의 MC가 각각 자신이 팔고 싶은 물건들을 고른다. 많은 물건들 중에 이들이 선택한 물건이 시청자인 내가 마음에 드는 물건과 일치할지, 아닐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고르면 ‘잘 했네’ 하며 무릎을 치는 반면 그렇지 않은 물건을 선택할 땐 ‘저건 잘 안 팔리지 않을까?’하는 등의 평가를 하며 말이다.

셋째, 세 명의 MC 중에서 누가 가장 잘 팔까? MC들은 각각 자신이 선택한 세 개의 물건들을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에 올리고 두 시간 동안 가장 먼저, 많이 팔리는 사람이 누구일지 기다린다. 물건들은 팔릴 듯 팔릴 듯하지만 팔리지 않을 때도 있고, 가격 흥정만 하다 허무하게 끝나는 경우도 있다. 시청자들은 세 명의 MC들 중에서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그저 ‘잘 팔렸으면’ 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거래가 완료되지 않으면 안타깝다.

이렇게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봤을 때, 첫째, 둘째까지는 괜찮다고 보여진다. 초반, 중반에 스타의 물건을 보는 즐거움과 MC들이 어떤 물건을 선택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세 번째 관전 포인트이다. 하루 종일 촬영해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두 시간’ 이란 시간 제약이 너무 짧은 게 아닐까, 싶다. 중고거래가 완료되기까지 두 시간은 너무나 짧다. 방송 후반부에서 물건을 팔고 구매자와 교감하는 모습이나 구매자가 예상치도 못한 방송출연(?)으로 신기하고 즐거워하는 모습 등이 프로그램의 큰 재미전략일텐데, 그러한 모습은 ‘중고 거래 완료’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아쉽게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후반부에 사진 몇 컷으로 팔렸음을 대체하고 지나가야 한다.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한 끼 줍쇼’가 초반에 단순히 한 끼를 얻어먹을 수 있을까, 라는 초점에서 벗어나 한 끼를 대접하는 시청자들과의 교감, 그들의 스토리 때문에 화제가 되었음을 볼 때, 중고거래가 이루어지는 마지막 모습이 꼭 필요한 게 아닐까. 물론 ‘두 시간’을 ‘세 시간’으로 늘린다고 해서 완판 될지는 알 수 없을지 모르지만, 판매자와 구매자의 행복한 모습이 어떻게 담겨질 수 있을지 좀 더 고민해 보면 어떨까.

'유랑마켓', 중고거래가 잘 될까?, 궁금해서 보게 되지만 판매 완료를 확실하게 못 봐서 아쉬운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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