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혼수상태 "특이한 활동명? 처음엔 어색"(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84)프로듀서 알고보니 혼수상태, 김지환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0.03.25 10:30 / 조회 : 21578
  • 글자크기조절

편집자주[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image
(왼쪽부터) 프로듀싱팀 플레이사운드 멤버 알고보니 혼수상태, 김지환 / 사진=김휘선 기자


첫인상부터 확연히 곡을 작업하는 스타일이 다르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동안의 외모와 함께 작업에 대한 열정과 내공 역시 남다르다는 것도 인터뷰하며 알 수 있었다.

프로듀싱 팀 플레이사운드 멤버 알고보니 혼수상태(35, 김경범)와 김지환(32)은 어린 시절부터 작곡에 뜻을 두고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갔다. 이후 우연히 커피숍에서 처음 만났던 둘은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서로를 보며 "처음에는 사기꾼인 줄 알았다"고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서로를 알아간 이후 의기투합한 이들은 OST, 발라드, 트로트 등 장르를 넘나들며 수 많은 곡들을 작업한 베테랑 프로듀서로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환(이하 김)▶작곡가 김지환입니다. 스무 살 때 박현빈 히트곡 '샤방샤방'의 작곡가로 데뷔를 했고요. 이후 학교생활을 계속 하다가 (경범이) 형을 만나서 함께 팀을 꾸렸어요.

알고보니혼수상태(이하 혼)▶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입니다. 드라마 OST를 많이 만들었고 대표곡으로는 수지의 '나를 잊지 말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리상자, 박봄, 효린, 폴 포츠, 송가인, 스틸하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했고요. 요즘 트로트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팀을 이끌고 활동하고 있는 가장 어린 작곡 팀 멤버입니다.

-서로를 처음 봤을 당시가 남달랐다고 들었어요.

혼▶어느 날 커피숍에 앉아 전화를 받고 있었는데 지환이도 전화를 받고 있었어요.

김▶그때 제가 이루 씨 관련 일로 태진아 선생님과 전화를 하고 있었고 형은 송대관 선생님 건으로 통화하고 계셨고요.

혼▶그전까지 서로 본 적은 없이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서로 눈이 마주쳤는데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봤던 게 생각나네요. 하하. 이후 일 이야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요.

김▶성인가요 또는 트로트 곡을 작업하는 젊은 작곡가가 사실 별로 없었는데 전 그때 형이 작업했던 홍진영 버전 '내 나이가 어때서'를 듣고 (형과)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선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처음에 전 형을 봤을 때 사기꾼인 줄 알았어요. 하하.

혼▶저도 사기꾼인 줄 알았죠. 하하.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하도 많다 보니 그런 생각 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커피를 마시다가 이 친구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때가 제가 트로트 곡 작업을 시작할 때쯤이었어요.

-'알고보니 혼수상태'라는 활동 이름이 특이해요.

혼▶저희와 관련한 기사 제목에 '작곡가 김지환 알고보니 혼수상태'라고 써있더라고요. 이후 지환이한테 연락이 많이 왔었어요. 지금 혹시 혼수상태 아니냐고요. 하하. 제 본명은 김경범이고요. 사실 저를 도와주던 대표님께서 그 전에 지었던 활동 이름이 다들 '알고보니 패밀리', '알고보니 노는 언니', '다시 봐도 촌놈' 등이더라고요. 하하. 안 그래도 제 활동 이름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었는데요. 이 이름을 지어주신 대표님께서 제 모습을 보고 실제로 제가 멍할 때가 많아서 그렇게 지었다고 하셨어요.

김▶제 생각에는 형이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혼수상태가 될 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만큼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뜻이 들어있는 거죠.

혼▶작곡가는 어떨 때는 기쁘다가도 (갑자기) 슬픈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을 들여 완성도 있는 곡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때는 그만큼 곡을 빨리 완성하는 신속성도 중요하기도 했죠. 때로는 제 스스로 성격이 어떠한지 잘 모를 때도 많아서 백지 상태가 되기도 해요. 그러다가 곡 주인공의 감정에 맞추게 되다 보니 혼수상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혹시 활동 이름이 마음이 안 들진 않았나요.

혼▶처음에는 마음에 안들었죠. 하하. 하지만 이 이름으로 제가 알려지다 보니 되돌릴 수는 없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 이름이 갖고 있는 임팩트가 세다 보니까 다들 저를 안 까먹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전의 용감한 형제나 신사동호랭이 이상의 임팩트라고나 할까요.

김▶저희 팀 이름인 플레이사운드보다 알고보니 혼수상태를 더 많이 기억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저를 알고보니 혼수상태로 부른 적도 있어요. 하하.

-팀 이름은 왜 플레이사운드인가요.

김▶팀 이름에 담긴 큰 의미는 없고요. 예전에 모였을 때 멤버들과 "같이 해볼래?"라고 대화를 나누면서 라이트하게 만든 이름이에요.

-플레이사운트 팀원이 5명이라고 들었어요.

김▶네. 저희 말고 나머지 멤버 3명 중에 2명은 아이돌 음악을 작곡하고 있고요. 1명은 편곡을 주로 작업하죠.

image
(왼쪽부터) 프로듀싱팀 플레이사운드 멤버 알고보니 혼수상태, 김지환 / 사진=김휘선 기자


-프로듀서로 활동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혼▶저는 스무 살 때 가요계 활동 시작해서 8년 정도 드라마 음악 작업만 주로 했었고요. 2013년에 제가 쓴 곡이 삽입된 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와서 제 곡도 좋은 반응을 얻었죠. '구가의 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왕가네 식구들' 방영 때 작곡가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요. 5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가수 조성모 씨의 음악에 빠져서 나중에 조성모 씨에게 곡을 줘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노력을 했었어요. 제가 처음 완성한 곡은 페이지의 '다시 사랑해줘'라는 곡이었고요. 이후 '하나뿐인 내편' OST를 조성모 씨가 불러주셔서 제 꿈을 이뤘답니다.

김▶전 스무 살 때 대학교에서 실용음악과를 다니다가 고3 때 만들었던 '샤방샤방'을 박현빈 씨가 불러주고 히트를 해서 예상하지 못하게 트로트 작곡가로 데뷔하게 됐어요. 사실 제가 부모님과 약속을 한 게 있었는데 바로 서른 살까지 대학원은 꼭 나오는 거여서 학교도 다니며 공부도 했어요. 대학원에서 배웠던 전공이 연극영화 쪽이었는데요. OST 작업을 할 때 대본도 보고 그랬는데 그때 대학원에서 공부를 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나이에 비해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혼▶절대 아니에요. 하하. 무엇보다 히트곡이라는 건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가수에게, 또는 드라마에 맞게 최상의 상품 만드는 것이죠. 운이 따라주면 히트곡이 되는 거고요.

김▶저희 팀의 장점은 모든 장르의 곡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하.

-혹시 프로듀서로 활동을 하게 된 특별한 이유도 있나요.

혼▶제가 꿈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작업을 열심히 해서 모은 돈으로 보육원 재단 만드는 것이 제 꿈이에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워서 레슨비도 많이 들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사업 실패를 하셨었어요. 그래서 좀 힘든 상황이었는데 선생님께서 6년 동안 레슨비도 안 받고 저를 가르쳐주셨어요. 그때 많은 생각이 들었고 저도 나중에 돈이 없지만 음악에 재능이 있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재단 내지는 학원 만드는 것에 대한 꿈이 생기게 됐어요.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김▶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께서 보육원을 운영하시는 데에 영향을 받았죠. 봉사도 함께 하면서 이에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려면 자격증도 있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해서 사회복지 자격증도 취득했고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기자 프로필
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