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도 연습경기를 왜 못하니...' LG-두산에 더욱 잔인했던 '코로나19' [★현장]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3.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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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왼쪽)와 LG 트윈스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시차를 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지붕 가족'이자 '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이 잠실야구장에서 모처럼 만났다. 올해 들어서 첫 만남이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연습경기를 하지 못한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주위 환경이 이들을 도와주지 않아서다.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LG와 두산 선수들이 훈련을 실시했다. 먼저 잠실구장에 도착한 건 LG였다. LG는 지난 17일까지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 훈련을 실시한 뒤 18일 휴식 후 이날 잠실서 처음 훈련을 위해 모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KBO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된 가운데, KBO 리그 개막도 4월로 연기됐다. 각 구단은 개막일자가 정해지기만을 기약 없이 기다린 채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매년 이맘때면 시범경기를 치르며 최종 점검에 여념이 없었을 터다. 각 팀들 모두 실전을 통해 경기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류중일(57) LG 감독은 타 팀과 실전에 대한 갈증을 이야기했다. 그는 "내일(20일)은 청백전을 하는데, 앞으로 청백전보다는 두산, SK, 키움 등 수도권 팀들과 연습경기를 빨리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류 감독은 "개막일정이 나오면, 청백전보다는 시범경기를 못하니 연습경기 위주로 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무래도 자체 청백전은 타 팀과의 실전보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같은 팀을 둘로 나눠서 치르기에, 실력과 수준 역시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하루 빨리 베스트 멤버로 다른 팀을 상대하면서 전력을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싶은 게 사령탑의 마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KBO는 연습경기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LG가 훈련을 2시간 정도 소화한 뒤 두산 선수들이 1루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두산은 이미 지난 11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이른바 3차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일부 두산과 LG 선수들은 그라운드 밖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탓에 서로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두산도 훈련이나 자체 청백전보다 연습경기를 원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수도권 팀들 간 연습경기를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앞서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개막일이 안 정해지다 보니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개막일자가 잡히면 목표를 잡고 준비하면 되는데, 그 부분이 안 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두산 관계자는 "연습경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사태가 종식돼야 할 텐데 길어질 까봐 걱정"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LG와 두산은 서로 한 집에서 훈련을 하는 상황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연습경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만나고도, 서로 연습경기를 원해도 그러지 못하는 잠실 라이벌에게는 더욱 잔인한 현실이다. 과연 언제쯤 이들도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만나 함께 땀을 흘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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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의 타격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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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의 타격 훈련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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