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마포 멋쟁이' 유투브에 익숙한 세대들을 흡입하나?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0.03.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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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지난 주 첫 방송한 tvN의 '마포 멋쟁이'. 이 프로그램이 단연코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달랑 6분짜리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밖에 없는 이유, 과연 뭘까?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하지만 이것도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휙휙 변하고 있으니 잠깐만 한 눈 팔면 못 쫓아간다. 과학기술은 두말할 것도 없음이요, 젊은이들의 문화며, 신조어의 변화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방송 트렌드 역시 그렇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이 등장하며 프로그램 숫자가 압도적으로 늘어나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양적, 질적 성장을 가져왔다. 방송사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개발되는 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방송 전파를 타는 수단으로 지역 케이블 채널뿐만 아니라 각족 IPTV까지 합류하고, 여기에 인터넷 플랫폼까지 다양해지면서 시청자들의 시청습관에 변화를 가져왔다. 무조건 본방을 사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 본방송 시간을 놓쳐도 다시보기 서비스가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이런 현상에 젊은이들의 문화가 접목되면서 방송 소비 트렌드 역시 변화되기 시작했다. 방송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원하는 부분을 인터넷 짧은 동영상 클립으로 찾아보면 되니까. 이런 사람들의 입맛에 유투브는 딱 맞아떨어졌다. 유투브에선 10분도 길다.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면 젊은이들의 문화 트렌드와 바쁜 현대인들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하다.

그래서 방송 프로그램 만들 듯이 유투브 채널을 만들면 실패한다. 유명 연예인들이 유투브 채널을 만들었다고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이런 이유 중의 하나다. TV프로그램에선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시청률이 올라가지만 유투브는 단지 유명세만으로 구독자가 증가하고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방송 프로그램처럼 오프닝부터 클로징까지 기승전결의 흐름대로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5분 내외의 짧은 영상물이기 때문에 본론만 스피드하게 치고 빠지는 것이 통한다는 것이다.

결국 젊은이들의 방송 소비 트렌드와 유투브 등의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현재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과거의 방송과 유투브 등의 짧은 동영상 사이에서 어떠한 것을 지향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tvN의 '마포 멋쟁이'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포 멋쟁이'는 송민호와 피오, 두 절친의 패션 프로그램이다.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면 10년지기 두 사람의 패션 대결 프로그램으로 방송 시간이 6분이다. 즉 유투브 스타일에 맞혔다는 것이다. 지난 주 첫회 방송은 '마포 멋쟁이 비긴즈'라는 콘셉트로 두 사람의 평소 패션 스타일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단한 장소 이동도 없이 그저 실내에서 패션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 6분을 채웠다. 여기에 중간 중간 유투브 스타일로 자료 화면만을 삽입해서 편집했다. 그러다보면 어느 새 6분이 휘리릭 지나간다. 어찌 보면 알맹이(?) 없이 6분이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의 패션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웃고 떠들다가 끝나버렸으니까.

'마포 멋쟁이'는 지금까지의 방송 스타일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어라 뭐지?'하는 당황스러움도 있을 수 있다. 어떤 주제나 굵직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인해 시청률 또한 저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뭐 어떠랴! 유투브 스타일의 새로운 실험을 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니까. 이를 시작으로 짧은 방송 클립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류의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일단 아무 생각 없이 6분 동안 즐겨보자.

▫ '마포 멋쟁이' 너무 짧아서 아무 부담 없이 보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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