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B 이강희 대표 "한국 최고 코미디 회사 만들고파"(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81)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03.04 10:49 / 조회 : 9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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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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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 /사진=강민석 인턴 기자


웃음에는 삶의 무거움을 덜어주는 힘이 있다. 조선시대 대표 의서 동의보감에는 '웃음이 보약보다 좋다'는 말도 있다. 잘 웃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옛 선조들의 말처럼 '웃음이 최고의 명약'이면, 국내 굴지의 코미디 전문 엔터테인먼트사 JDB엔터테인먼트(이하 JDB)는 '명약 제조사'라 불릴 만하다.

김대희, 김준호를 필두로 김준현, 김지민, 유민상, 김민경, 홍윤화, 정명훈, 변기수, 이세진 등 인기 코미디언들이 대거 포진돼 있으며,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수상자인 박나래를 배출했다.

최근 몇 년간 JDB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15년 1월 설립 이래 연간 20~30%씩 성장을 이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엔 월세살이를 청산하고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건물을 매입해 사옥을 꾸렸다.

한국 코미디의 새로운 산실이 된 JDB 사옥은 어떤 곳일까. JDB를 이끌고 있는 이강희(37) 대표를 인터뷰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국내 최대 코미디 회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옥 곳곳 기발하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포착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4층은 'F(our)'대신 'F(un)'이 표기돼 있었으며, 옥상 바닥은 비좁지만 헬기 착륙장의 'H'를 페인팅해 코미디 회사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사옥을 둘러본 뒤 이 대표를 만났다. "웃음 팔아서 건물 하나 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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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 /사진=강민석 인턴 기자


-이사온지는 얼마나 됐어요?

▶6개월 정도 됐어요. 제가 알기론 국내에서 코미디언들이 같이 만든 회사가 사옥을 한 것은 처음일 거예요. 물론 은행 대출이지만 우리끼리는 나름 자부심이 있어요. 그동안 집도 절도 없이 이합집산했던 개그맨들이잖아요. 방송에선 되게 높은 대우도 못 받고요. 이번에 이렇게 조그맣게라도 사옥을 해서 직원들도 연기자들도 다들 좋아했던 것 같아요.

-올해 연초부터 이사도 했으니까 회사 분위기도 더 활기차졌을 것 같아요.

▶다들 올해는 더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유튜브를 같이하는 연기자들은 콘텐츠를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 공간이 많아졌어요. 홍윤화 씨 '꽁냥꽁냥'은 회사에서 많이 찍어요. 그런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JDB 대표 자리를 맡게 됐나요.

▶원래 전 경영학과를 나와서 회계 법인의 회계사였어요. 그러다 벤처 캐피탈리스트(VC)로서 각 스타트업 회사에 투자하는 일들을 했었어요. 제 첫 번째 투자가 '직방'이었죠. 미디어 쪽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됐는데, 김준호, 김대희 님과 인연이 됐어요. 김대희 님이 JDB 창업할 때 제가 투자자로 투자를 했었죠.

그때 김대희 님이 전문 경영인이 아니니까 저랑 같이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도저히 구미에 맞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그러던 중 김대희, 김준호 님이 저와 신뢰도가 많이 쌓이게 됐고, 그러다 소주 한잔 하다가 '그냥 네가 와라' 해서 오게 됐어요.

그때 제 나이가 34살이었는데 투자회사 잘 다니다가…되게 도전이었어요. 그래도 제가 파악하기엔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보다 JDB가 탄탄하게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봤어요. 마침 JDB에 저처럼 경영학, 회계학 베이스의 포지션이 딱 비어있었고, '나 같은 스킬을 가진 사람이 오면 이 회사가 훨씬 잘 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매니저나 연기자 출신도 아닌 제가 뜬금없이 와서 대표를 하게 됐죠. 정말 뜬금없었을 텐데 직원 분들이 많이 협조해줘서 회사가 빠른 시간 내에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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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 /사진=강민석 인턴 기자


-JDB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수치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처음 왔을 때 매출 기준으로 30억 정도였는데, 2018년에 100억을 찍었어요. 2019년 결산은 정확하게 안 나왔지만 연간 20~30%씩은 성장하는 것 같아요. '돈은 벌어야 회사지'가 우리 철학이거든요. 몇몇 엔터테인먼트를 보면 마이너스가 나는데도, 떵떵거리잖아요. 사실 전 그게 이해가 안 됐어요. 돈을 벌고 재투자하는 건 그럴 수 있지만, 투자를 받아서 '언젠가 될 거야'라며 막 쓰는 것은 도박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탄탄하게 차근차근 올라가자는 생각이에요.

-정말 든든한 대표님이시네요. 김대희, 김준호님이 영입을 잘하신 것 같아요.

▶아시겠지만 김준호, 김대희 님과 여기 몇몇 연기자 분들이 예전에 안 좋은 일들을 겪었잖아요. 그때 정산도 못 받아서 트라우마들이 있거든요. 저희는 정산, 월급 문제는 1도 없었어요. 이게 기본이긴 한데, 안 되는 회사도 있었으니까요. 재정의 건전성을 지키고 싶어요. 항상 곳간에 돈이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동안 코미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많이 생겼다가 없어졌어요. 아직 국민들 머릿속에 '대한민국 코미디'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없어요. 가수나 배우 쪽은 몇몇 유명한 회사가 있는데 말이죠. 코미디 쪽은 좋은 경영을 할 수 있는 분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흰 R&R을 잘 구분해서 '오래가는 코미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일본에서 코미디 회사라고 하면 110년 된 요시모토를 떠올리잖아요. 김대희, 김준호, 저 다 죽고 없어져도, 요시모토처럼 코미디하면 떠오르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가늘고 길게 가려고요. 하하.

-코미디 전문 엔터테인먼트 대표로서 본인의 개그감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개인기나 대놓고 웃기는 건 굉장히 약한데…'잔바리'라 그러죠. 중간중간 토크 치고 들어가는 건 좀 합니다. 하하. 얼마 전에 김준호 님과 술 한잔 하면서 서로 욕심 있게 막 치고 들어갔어요. 준호 형님이 '강희야. 네가 대희 형보다 웃긴 거 같다'고 하셨어요. 하하. 아직 그래도 프로들 사이에선 아마추어죠.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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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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